콘텐츠 좋으면 명칭 집착 않는다
청년에게 기획 맡겨 재미·혁신을
지속 가능한 축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콘텐츠가 좋으면 명칭에 연연하지 않는다.
삼바 춤으로 유명한 브라질 리우 카니발(Rio Carnival)이나 맥주를 매개로 각종 이벤트를 벌이는 독일 뮌헨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국제 카니발이나 세계 축제와 같은 명칭을 사용하지 않음에도 축제의 독창성과 질적 내용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의 영어 표현 Festival은 즐겁고 흥겹다는 뜻을 지닌 라틴어의 festivus에서 유래했다. Carnival이라고도 표현한다. 축제는 세부적으로는 다양하고 포괄적이며, 복합적으로 사용되지만 '축하하는 즐거운 행사'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축제 수가 최근 1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축제가 열리지 않았을 때 아쉬웠던 축제가 얼마나 될까? 그래서 축제의 지속성을 위해 축제의 목적과 효과를 명확히 하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창원에서는 전국 최대 '국화축제'가 열린다. 196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국화를 상업 재배하고 이후 우리나라 국화 수출길을 연 것이 '마산국화'이기에 올해로 24회째다. 통합되기 전 옛 마산시의 대표 축제였다. 지금도 전국 국화의 17%가 창원 마산에서 생산되기에 축제는 창원의 대표 3대 축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마산국화축제'에서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명칭을 변경하는 문제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시간 마산·창원·진해가 행정통합 되면서, 옛 마산지역은 긴 야구장 명칭을 비롯한 많은 부분 명칭에 예민하다. 마산이라는 이름의 상실에서 생기는 상대적 박탈감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초·중·고등학교를 마산에서 보냈기에 마산이라는 공간과 이름에 아쉬움을 가진 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긴 이름은 유감이다. 일관성이 없고, 무엇보다 전달력이 떨어진다. 국화와 가고파는 무슨 연관이 있는가?
현재 창원시의 인구는 6월 기준 100만 3731명.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창원시는 1년 사이 1만 명이 줄었다. 지금 100만 명 붕괴가 눈앞에 와있다. 전국 229개 시군구 가운데 인구 감소 규모가 두 번째로 많았고, 비수도권 자치단체에서 인구 감소 1위다.
2010년 통합 창원시 출범 당시 109만 명에 달했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인구 100만 특례시 지위 유지도 위태한 상황에 놓였다. 특히 같은 기간 청년 인구는 28.9% 수준으로 줄면서,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하다.
청년들이 우리 도시를 떠나는 이유는 많이 있지만, 특히 그중에서 '노잼 도시'라는 것이다. 노잼은 '재미없다'라는 뜻의 신조어로, 청년들에게는 창원이 재미없는 도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축제의 개선과 혁신을 추진할 때 청년들이 참여하는 재미있는 국화축제를 만드는 것이 당면 과제가 아닐까? 지역 내 신성장 동력 마련과 교육 인프라 개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를 조성한다는 상투적인 창원시의 개선안보다 재미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국화축제 기획을 미래 주역 청년들에게 맡기면 어떨까? 청년들이 재미있게 개선하고, 혁신한다면, 일단 청년들의 참여 부족과 소외는 해결되지 않을까? 결국, 축제는 미래지향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황무현 마산대학교 미디어콘텐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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