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선물 구매해 전달하지 않고
소셜미디어 통해 쿠폰으로 전달
구매과정 간편하고 품목도 다양
기념일 현금도 온라인으로 송금
각양각색 봉투에 메시지 담아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이 우선
따스한 햇볕이 우리를 반기는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처럼 가족과 가까운 지인을 챙기는 기념일이 많아서인지 '가정의 달'이라 말한다. 가정의 달이라는 걸 인지하고 나면 괜히 가족과 지인들에게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를 표현할 방식을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감사함을 전달하기 위한 방식으로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지만, 보통 마음이 담긴 선물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선물은 기념일 말고도 누군가를 위해 준비해야 할 상황이 오면 여러 가지 요소를 고민하여 결정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선물의 종류나 액수가 크게 고민되는 요소 중 하나다.
선물을 구매하려면 일정 금액을 들여야만 한다. 상대와의 관계와 나의 지갑 속 사정에 따라 액수를 알맞게 선정하여 이에 맞는 선물을 고른다. 그렇기에 가족과 관련된 여러 기념일이 몰려있는 5월은 청년 세대에게 특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소중한 가족에게는 좋은 선물을 주고 싶다 보니 평소보다 많은 지출이 필요한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에서 20대를 대상으로 가정의 달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 5명 중 4명이 5월의 기념일을 앞두고 비용 지출계획이 있지만 대부분 이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의 84.8%는 지출 부담을 줄이려고 식비나 문화, 여가비 등 '조율할 수 있는 지출 최소화'(42.8%),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한 추가 수입 창출'(40.2%) 등의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수입을 늘리거나 기존의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돈을 마련했다면, 다음으로 어떠한 선물을 어떻게 전달할지가 고민이다. 청년들은 올해 5월의 기념일을 어떻게 보냈을까?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기프티콘 보내기
김미정(22·대학생) 씨는 5월의 여러 기념일을 챙기려고 단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기존의 아르바이트로는 5월 예상 지출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서다. 실제로 야구장 아르바이트, 물류센터 단기 근무 등의 방법으로 많은 지출에 대비하는 청년 세대가 존재한다. 미정 씨는 5월에 어버이날을 포함하여 부모님의 생신도 함께 있어서 지출에 더욱 부담을 느꼈다. "지출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부모님과 가족에게 좋은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1년에 한 번 있는 기념일이니 제대로 챙기고 싶다." 미정 씨가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으로 올해 어버이날과 부모님 생신에는 작은 고급 선물을 기프티콘으로 보냈다.
미정 씨는 현재 집을 벗어나 타지에서 생활 중이다. 단기 아르바이트와 개인 일정으로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기에 이번 기념일에는 SNS를 통해 기프티콘 선물을 보내는 방식을 선택했다. "예전에는 카페를 직접 가야만 음식을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게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리 결제해두면 받는 이가 주소만 기재하면 되는 식의 선물이 많아서 편하다. 특히 선물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다." 미정 씨처럼 기념일을 챙기려 모바일 '선물하기'를 이용하는 청년이 많다. 실제로 청년 세대의 80.9%가 6개월에 한 번 이상 온라인 쇼핑몰의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한다는 결과가 있었다. 이처럼 직접 선물을 구매해서 주는 방식보다는 기프티콘으로 마음을 전달하는 모습이 청년 세대 사이에서는 어색하지 않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 사이에서도 기프티콘을 자주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모바일로 선물하기가 환영받는 이유는 직접 만나지 않아도 마음을 표현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구매 과정이 간편해서다. 이러한 장점으로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니 선물하기에 입점하는 매장 수도 또한 증가했다. 그렇기에 물품별, 세대별 선호도 등으로 카테고리가 정리되어 있고, 이용자는 이를 참고해서 결정을 내리면 되니 편하다. 이 덕분에 모바일 선물 서비스는 청년 세대를 포함해 모든 세대에게 환영받는 서비스다. 더불어 선물과 함께 짧은 편지를 작성하여 보낼 수 있어 따로 편지를 길게 작성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니 일석이조다.
그런데도 여전히 기프티콘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성의가 부족해 보인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서로 부담감을 덜고 편리함을 높이기 위해 기프티콘 이용이 환영받지만, 편리함이 '성의가 없음'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려고 내린 결정이 오히려 오해를 쌓지 않도록 받는 상대에 따라 방법을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현금이 좋아
명절이나 기념일이 다가오면 남녀노소 관계없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현금을 언급한다. 받은 현금으로 원하는 것을 구매할 수 있으니 실용적인 이유에서다. 이의 여파로 어버이날, 스승의 날에 항상 등장해 왔던 카네이션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어버이날, 스승의 날 하면 떠올렸던 카네이션도 더는 선물로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로 금방 시들어버리는 카네이션 다발보다 돈다발이 더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아라(24·회사원) 씨는 친척 동생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로 현금을 준비했다. 예년과 다르게 올해엔 직접 만날 수 없어 온라인으로 송금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송금하는 방법이 잘 되어 있다. 상대에게 송금했음을 알리는 메시지 창에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와 같은 봉투 형식으로 되어 있으니, 돈만 송금했을 때보다 성의가 있어 보여서 좋다." 아라 씨는 이런 방법으로 기념일에 동생과 부모님께 일정 금액을 송금했다. "SNS를 통해 송금하게 되면, 송금 메시지가 개인 연락 방에 뜬다. 그래서 동생과는 송금 이후에 메시지를 통해서 안부를 간단히 나누기도 한다." 물론 대면으로 주고받는 게 가장 좋지만 여건이 그러하지 못하면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이도 있다.
혹은 대면으로 직접 현금을 선물할 때에 흰 봉투에 담는 걸 벗어나서, 다양한 방식으로 유쾌하게 전달하는 방법도 자주 쓰인다. 꽃다발을 장식하는 데에 만 원, 오만 원 지폐를 사용하여 재치를 더하거나 케이크의 시트 속에 공간을 둬 현금을 숨겨놓는다. 이후 케이크에 꽂혀있는 초를 뽑으면 현금이 줄줄이 따라 올라온다. 현금 선물이라고 하면 흰 봉투에 담긴 현금이 주로 떠오른다.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아이디어는 현금 선물과 함께 즐거운 이벤트가 되어준다. 물론 한 번 사용한 이벤트를 또다시 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나, 사람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들로 매해 새로운 형태의 이벤트가 생겨난다.
기프티콘이나 온라인 선물하기의 방식이 지금처럼 보편화하기 이전에는 가게에서 선물을 구매하고, 편지를 작성하여 직접 전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로 만나지 않고도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 다양해졌고, 사람들은 이를 활발히 이용 중이다. 대면으로 전달해 주는 것이 진심이라고 여겨졌던 이전과는 다르게 온라인에서 기프티콘을 주고받는 것에 서운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하듯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에도 큰 변화가 온 것이다.
청년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올해 5월에는 선물을 마련할 자금이 없어, 일터로 나가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한마디와 포옹을 선물이라며 대체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리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 민망한 마음이 앞섰지만, 물건을 드렸을 때보다 더 기뻐하는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사실 선물의 액수와 품질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물론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선물로 잘 드러나길 원하는 까닭에, 오히려 더 큰 부담감으로 돌아올 때가 잦다. 감사함을 벼락치기 하듯 한 번에 몰아서 하려 하지 말고 포옹과 따뜻한 말처럼 일상 속에서 자주 표현해 보는 건 어떨까. 때로는 선물보다 말 한마디가 더 큰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정유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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