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41명 작은학교의 변신
우포늪 자산 바탕 대안학교로
창녕 우포늪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살아있는 생태교육장이다. 지구별에서 이처럼 소중한 터전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그러니 우포늪 가까이 있는 성산중학교가 '국내 최초 생태교육 중심 특성화중학교'로 전환을 꿈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 7일 창녕군의회에서 창녕 지역 유관 기관·단체장들과 대안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 전환 추진협의회' 발족식을 열었다. 이제 성산중학교를 대한민국에서 생태교육을 선도하는 대안학교로 전환하자고 꿈과 의지를 모은 것이다. 대안학교가 곧 우리가 꿈꾸는 미래학교이다.
창녕에서는 일찍부터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대표 정판용), 국립생태원 습지센터(센터장 김기동), 우포자연학교(교장 이인식), 우포생태교육원(원장 정대수) 등의 기관이 생태교육의 가치와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이런 훌륭한 자산을 학교와 연결하고 '넘나들며 배우는 대안교육' 환경과 시스템만 제대로 갖춘다면 우리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전국 곳곳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앞세우고 성산중학교를 찾는 일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얼마나 가슴 설레는 꿈인가. 나는 바로 이런 꿈을 안고 지난해 9월 1일 성산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현재 성산중학교는 전교생 41명의 작은 학교다. 이대로 두면 학생수는 점점 감소하여 머잖아 폐교 위기를 맞을 것이다. 인구 감소로 말미암은 지역 소멸 위기가 폐교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이런 현상은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일찍부터 대안교육 운동가들은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를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전환하여 학교와 지역사회를 살려내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왔다. 그 연장선에서 이제 성산중학교도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전환하여 새로운 학교로 거듭나고자 한다.
대한민국은 2023년도 기준 1인당 국민소득(GDP) 3만 3393달러, 국내총생산 1조 7219억 달러로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여 물질적인 풍요와 부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2021년)이다. 청소년 자살률 1위, 출생률 최하위 나라로 전락하고 있다. 학력 중심 교육, 성과와 경쟁 중심 교육의 폐해와 부작용이 하나둘씩 드러나는 결과이다. 이런 부작용으로 말미암아 많은 학생이 학교 교육을 거부하고 있으며 새로운 학교, 새로운 교육을 갈망하고 있다.
또한 기후 위기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가 누리는 물질적인 풍요에 대해 되돌아보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사회, 안정적인 미래 사회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새로운 시대의 가치와 삶의 철학을 담아내는 새로운 학교가 필요하다. 기후 위기 시대에 지구와 공존하는 생태교육, 평화교육, 행복교육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새로운 학교는 교육 본질에 충실하고 학생 중심, 배움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한다.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기존 학교가 몸에 맞지 않아 상처받거나 소외당한 학생들도 새로운 생태교육 과정을 통해 돌봄과 치유를 받으며 행복한 아이로 성장해야 한다.
앞으로 창녕 우포 성산중학교는 위와 같은 가치와 철학을 담아내는 '생태교육 중심'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새로운 학교로 태어나려고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많은 성원과 응원을 기대한다.
/심영보 창녕 성산중학교 교장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