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태호, 낙동강벨트 핵심 양산 을 탈환 성공
전 경남도지사 간 맞대결 승리로 새로운 도전 주목

국민의힘 '참패'로 끝난 22대 총선에서 김태호(61) 국민의힘 양산 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의 당선은 치열했던 낙동강 벨트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김 당선자는 자신의 지역구인 산청·함양·거창·합천을 떠나 험지로 분류되는 양산 을로 선거구를 옮기면서 "낙동강 벨트 탈환이 나라를 위한 큰 승리의 출발이 되리라 믿는다. 낙동강 최전선 양산에 온몸을 던져 민주당 아성을 반드시 무너뜨리겠다"며 당의 전략공천 요청을 받아들였다.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 을 후보가 당선을 확정하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 을 후보가 당선을 확정하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양산 을은 더불어민주당이 서형수·김두관 국회의원을 잇달아 배출하면서 낙동강 벨트 핵심지역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에 이어 새로운 민주당 성지로 정치적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국민의힘이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 당선자를 이곳에 보낸 이유다.

김두관 민주당 후보와 전 경남도지사 간 맞대결을 펼치는 동안 이재명·원희룡 두 대권주자가 만난 인천 계양 을과 함께 가장 많은 여론조사를 했을 정도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모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승부를 펼치다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김 당선자가 1.2%p 뒤처지는 결과가 나와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11일 0시 무렵 8000여 표 남은 마지막 관외사전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김태호 당선자는 3000여 표 앞서 있었다. 최종 개표 결과 김 당선자는 51.05%(5만 685표) 지지율로 48.94%(4만 8600표)인 김두관 후보에게 2085표 차로 승리했다.

'선거의 달인'이라 불리는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 을 후보가 정권심판론에 맞서 양산발전론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선거의 달인'이라 불리는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 을 후보가 정권심판론에 맞서 양산발전론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현희 기자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는 이번 총선까지 '9전 8승 1패'를 기록했다. 김 당선자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1998년 고향인 거창에서 경남도의원에 당선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4년 후인 2002년에는 만 41세에 거창군수에 당선해 전국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에 올랐다. 이어 2004년 6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나서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 2006년 재선에 성공하며 경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해 보수진영 차기 대선주자로 위상을 다졌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0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국무총리로 지명하면서 정치적 정점에 달했다. 당시 49세였던 그는 김종필 전 총리에 이어 '40대 국무총리'로 기대를 모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도지사 직권남용 등 논란으로 자진사퇴했다.

정치적 위기를 맞은 그는 2011년 재보궐선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 을에 출마해 부활을 알렸다. 민주당 성지인 봉하마을이 있는 김해 을에서 당선한 그는 '선거의 달인'임을 재확인하며 부활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잠시 숨을 고르다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경남도지사에 출마했지만 김경수 민주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그가 '1패'를 기록한 유일한 선거다.

다시 위기를 맞은 그는 2020년 21대 총선 때 산청·함양·거창·합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당선해 국회에 복귀했다. 2021년 국민의힘에 복당하고도 당내 입지가 불안한 가운데 이번 총선에서 또다시 양산 을로 전략공천 제안을 받은 것을 두고 사실상 '낙천'이 아니냐는 민주당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결국 승리하면서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그가 민주당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김두관 후보를 꺾고 낙동강 벨트를 탈환하면서 당내 입지는 한층 탄탄해졌다. 무엇보다 당 요청을 받아들여 험지에 나섰다는 점에서 당권이나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정권 심판론에 맞서 '힘 있는 집권여당 4선 의원'을 내세우며 원내대표나 당 대표 도전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현희 기자 

 

#총선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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