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길 전 금속노조 대흥알앤티지회장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됐지만 체감 못해
안전한 사업장 만드는 데 앞장서주기를
노동자들이 바라는 것은 소박합니다. 그저 기분 좋게 출근해서 안전하게 퇴근하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간단한 일이 2024년에도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도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2022년 노동자 13명이 급성 간 중독으로 요양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고 이후에도 충분한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았던 노동자들은 다행히도 무사히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언제 또 발암물질에 노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일하고 있습니다. 또 나중에라도 부작용이 생기면 치료를 어떻게 받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다지만,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합니다. 회사에서는 형식적으로 안전 서류만 갖춰 놓았을 뿐 작업 환경을 안전하게 바꾸는 데는 소극적입니다. 결국 사업주 입장에서는 돈을 보고 움직이는 건데, 안전한 일터 조성은 투자 가치가 없다고 보는 거겠지요.
중대재해 사건을 겪은 뒤로는 산업재해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습니다. 나와 내 동료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겠구나 싶어서요. 소중한 이들을 잃은 분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사용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노동자를 두 번 죽이고 산재 책임을 요리조리 빠져나갑니다. 하루 벌어서 먹고사는 노동자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들입니다.
지금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노동자들 삶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 삶도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만약 총선 이후 보수 정당이 다수가 되면 반노동 기조는 더 심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사회적 약자, 노동자들이 더 살기 어려워지겠지요. 이제라도 정치인들이 더 나은 정책을 두고 토론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꼭 노동 의제가 아니더라도 기득권보다는 일반 서민을 생각하는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유길(50·김해) 전 금속노조 대흥알앤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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