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외연 확장, 운동권 청산, 정치 경륜에
당 여러 인사들이 추천 제의 의사 밝혔지만
"난 영남 지역구·60대, 당 쇄신과 동떨어져"
"수도권 중도, 청년층 눈에 안 맞다"며 사의
당 혁신 기구서 임무를 준다면 고려해볼수도
한 위원장 "비정치인 위주로" 인선 방향 밝혀

최형두(창원 마산합포) 의원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 비대위원 하마평에 올랐지만 "나는 지금 비대위원에 거명될 상황이 아니"라며 손사래 쳤다.

한 정치권 인사는 "최 의원이 여러 경로에서 비대위원으로 추천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그동안 정당 혁신을 주장해와 이와 관련한 일에는 관심 있지만 수도권과 젊은 세대 중심이 돼야 할 비대위원으로는 영남권 인사인 내가 거론될 맥락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 인선을 고심하고 있다. 29일 상임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 구성을 마친 뒤 비대위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여러 경로에서 최 의원이 추천받은 건 한동훈 비대위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다. 그동안 비대위원 인선을 두고 여러 전망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갇혀 있고 부동층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중도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최형두 국회의원. /최형두 의원 페이스북
최형두 국회의원. /최형두 의원 페이스북

한 위원장이 취임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86(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 정치 청산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이 기조에 맞는 인물 또한 부상했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고 1973년생으로 정치권에서 젊은 한 위원장을 정책적·정치적으로 조력할 경륜과 경력을 갖춘 인사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점에서 여러 인사가 최 의원을 추천한 건 여러 판단이 깔린 것으로 여겨진다. 정치권에서 최 의원을 향한 평가는 후한 편이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 대담자로 나와 정부 정책과 당의 방향성을 뚜렷하게 제시하면서도 유연한 자세로 경청하는 태도를 높이 사서다.

진보 측 대담자로 분류되는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최 의원을 두고 “굉장히 훌륭하고 합리적인 분”이라면서 “당 입장을 잘 대변하면서도 상대방 주장 또한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에 반대 진영이나 중도가 보기에도 비호감도가 덜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최 의원은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해 4학년이던 1984년 대학 운동권 핵심이던 ‘전국민주화투쟁학생연합’(민투련) 공동의장을 지내며 민주정의당 중앙당사 점거 농성으로 구속된 ‘골수 운동권’ 출신이기도 하다. <문화일보> 기자로 일하며 노조위원장을 맡아 사측 부조리에 맞서 단식도 했었다. 그러다 미국 워싱턴 특파원 근무, 하버드 케네디스쿨 수학 등으로 미국 정치·외교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폭넓은 시각과 생각을 배양했다. 현역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탈운동권’ 상징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 김황식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 정의화 국회의장 시절 국회 대변인 등 정책적·정무적 감각도 있다. 이 같은 경험에 1962년생으로 초선이지만 60대에 접어들어 젊은 한동훈 비대위에 안정감 또한 줄 수 있다.

최 의원은 “추천하겠다고 나선 이들에게 국민의힘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수도권 중도와 2030 청년층 마음을 다잡을 인물이 필요한데, 영남에 지역구를 둔 60대인 내가 비대위원을 맡는 건 당이 가야 하는 쇄신 방향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만약 역할을 준다면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더 신뢰받을 수 있도록 당 체계를 혁신하는 기구에서 일하고 싶다는 점을 언급하긴 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최근 여러 자리에서 이재명·송영길·이준석·김기현 등 여야 당 대표들의 불명예 사례를 짚으며 “의회주의 국가에서 볼 수 없는 ‘당 대표 체계’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이참에 당을 원내 중심으로 운영하는 미국식 캠페인 정당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 위원장은 27일 비대위원 인선 기준을 “비정치인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를 바꾸는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드리는 면에서 비대위는 자기 땀 흘려 돈 벌어 일하고, 동료 시민을 상징하는 사람들을 잘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세대교체론을 두고는 “생물학적 나이 기준으로 한 세대 포위론이나 세대교체론이란 말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해 중년층 인선 가능성도 열어뒀다.

/김두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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