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여전히 인간의 고유 영역일까
창작하는 AI와 경쟁-협업 중 선택은
예술의 기본 의미는 수 세기에 걸쳐 여러 번 바뀌었고 21세기에도 진화하고 있다. 그중에서 아서 단토가
1936년 발터 벤야민은 복제 가능한 예술의 시대에 세상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비복제성의) 예술작품은 '아우라'를 가진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가 말한 아우라는 실종 위기를 맞았다.
최근 들어 기존 데이터와의 비교 학습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탄생시키는 이른바 '생성형 AI'의 등장은 예술을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가 사람을 대체할 것이란 공포감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고유 영역인 예술까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을까.'
에른스트 곰브리치는 하나의 그림이 완성됐다고 판단할 권리는 화가에게 있다고 했는데, AI가 예술의 완결성을 판단할 수 있을까?
가치를 평가하고 표현하는 일이 예술과 문학의 원천에 있었다면, AI는 아주 세련되고 훌륭한 도구 그 이상이 될 수 없다고 분석한 책도 있고, AI는 자신을 비평하지 못한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2018년 AI 오비어스가 만든 그림 '에드몽 드 벨라미'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5억 원에 낙찰되었고, 미국 럿거스대 예술과 인공지능연구실에서 2019년 발표한 알고리즘 'AICAN'은 15~20세기 미술사에 등장했던 화가 1119명이 그린 8만 1229점을 학습해 새로운 그림을 내놓았다. 학습된 그림은 결과적으로 어떤 유파에도 속하지 않은 그림을 만들었고, 모방 속에서 자기만의 독창적인 작품을 만드는 과정마저 인간 예술가와 다르지 않은 셈이 되었다.
문제는 AI 프로그램 달리(Dall-E2)와 미드저니(Midjourney) 등을 이용해서 작업하는 작가들이 급속히 늘어나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AI를 도구화하거나 자신의 작업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기계를 예술 창작의 주체로 삼으려는 시도인 컴퓨테이셔널 크리에이티비티(computational creativity)라는 연구 분야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쯤 되면 예견되었던 예술의 종말 이후 예술은 끝나는 것인가?
AI 예술가와 인간 예술가가 경쟁하는 미래가 온 것이다. 실례로 미국 콜로라도주립박람회의 미술대회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한 게임 회사의 대표는 미드저니로 제작한 '스페이스 오페라극장'을 출품해 1위를 차지했고, 예능이나 다큐·드라마 같은 방송 영상물의 배경음악이나 사운드트랙에서 AI 작곡가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높아졌다. AI가 쓴 시를 모은 시집이 발간되고, 일본의 AI는 단편소설을 써서 신인상도 받았다. 기계와 손, AI와 인간 사이의 경쟁 혹은 협업의 시대라고 해야 할까? 그린버그가 외쳤던 'Decadence!(데카당스)' 그가 옳은 것인가!
한편에서 '예술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 하고 또 한편에서는 '이제는 AI의 예술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AI의 저작물에 대해 저작권, 초상권, 출판권과 같은 법적인 보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생성형 AI' 시대에 그렇다면 예술가들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