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 속 자연풍경 지역 관광 명소로
도, 품격 있는 생태관광프로그램 고민을

경남도청 현관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눈에 띄는 사진 한 장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주남저수지에 앉은 재두루미 떼 사진이다. 크기가 가로 5.7m 세로 2.7m의 대형 사진이다.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러시아와 중국 국경을 따라 아무르강(우수리강)에서 태어난 두루미류가 해마다 낙동강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광활한 농경지가 펼쳐진 주남지에서 겨울을 나면서 가족들과 무리지어 볍씨를 먹고, 황혼빛이 물들면 일제히 날아올라 날갯짓하는 모습은 자연예술이다. 어둠이 내리면 갈대숲 아래 모래톱에서 서로를 확인하며 잠이 든다. 이런 모습을 오래 지켜본 사람은 봄날 고향 떠나는 그들을 환송하면서 자식들 많이 낳아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두루미류를 지켜본 사람들은 두루미의 멋진 모습을 촬영하고 그림으로 나타내는 사진가나 화가들 또한 국내외에서 많이 보아왔다. 토마스 콜은 미국 허드슨강 자연을 그린 유명한 화가이다. 작품이 유명해지면서 그가 작품을 그린 현장을 직접 보고자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포늪을 20년 동안 촬영해 국내외 갤러리를 통해 알린 정봉채 사진가도 마찬가지다. 그의 개인 갤러리를 보고자 우포늪을 찾는 방문객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우포따오기를 현장에서 관찰한 아름다운 모습을 도록으로 내면서 한 가지 일을 더 했다. 따오기 야생 생존을 돕고자 직접 논을 사서 자연농법으로 벼를 키우고 미꾸라지를 나누어 준다. 조만간 집 뒤편의 소나무에서 따오기가 자식을 낳고, 집앞 논습지에서 먹이 구하는 모습을 갤러리에 앉아서 쉽게, 촬영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예술가의 집에 따오기가 둥지를 트고, 먹이터로 이용한다면 생태예술 사진의 새로운 본이 될 것이다. 필자도 우포자연학교를 열면 아이와 가족들과 함께 정봉채 사진가의 논습지 안 생물을 관찰하고 따오기 먹이를 나눈다. 예술가가 가꾸는 논에서 생태체험을 하며 그곳에서 바라보는 따오기 둥지는 아이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더욱 높인다. 생태학습 후 갤러리에서 손발을 씻고 예술가의 생태노동과 생태예술 현장을 상상공감으로 체화하면 아이들도 쑥쑥 성장하는 듯하다.

말 그대로 우포늪의 핫플레이스가 되어 특히 젊은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지 않겠는가? 소프트 프로그램과 감동 이야기가 공존할 때 진흙탕 속에서 피는 연꽃처럼 세상을 향해 환하게 우포늪의 모습도 함께 웃을 것이다.

우포늪 주변의 수많은 돈을 들인 쓰레기 건물들은 세금도둑 창고이다. 이미 19세기 콜이 살았던 뉴욕주 캐츠킬 마을에는 토머스 콜 국립역사 장소(Thomas Cole National Historic Site)라는 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콜 작업실과 주택, 정원 등을 볼 수 있으며, 콜의 작품과 허드슨강파의 다른 화가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또한 콜이 그린 풍경과 실제 풍경을 비교할 수 있는 아트 트레일(Art Trail)이라는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이 코스는 콜이 그린 풍경화와 같은 각도와 위치에서 실제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한 곳이다. 이곳들은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경남도 또한 생태관광 측면에서 품격 높은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면, 최소한 그 지역에서 창작된 문학과 사진, 그림 등 좋은 작품들과 결합하면 좋겠다. 예술가와 협치로 불후의 명소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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