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46%만 경남 머물러
전문성·근무 여건 나빠 기피
도내 의료 현장 인력난 가중

지역 간호대학 졸업생 가운데 절반이 경남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간호 인력도 과도한 업무량으로 현장을 떠나는 상황에서 신규 인력마저 타 지역으로 유출되며 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간호 인력 부족은 국민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인력 수급이 시급해 보인다.

경남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경남도 간호인력 현황 파악 및 장기수급 대책을 위한 기초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최근 3년간 도내 간호대학 졸업생 지역별 취업현황 평균값을 산출해보면 경남 소재 의료기관에 취업한 간호사 수가 46%로 가장 많았으며, 부산(28.9%), 서울(9.7%), 경기(5.0%) 순이었다. 도내 간호 인력 절반만 남는 셈이다.

지역 간호대학에 다니는 ㄱ 씨는 "군 지역은 요양병원이 많고, 일을 배울만한 병원이 없어서 전문성을 갖추기 힘들다"며 "생활하거나 근무하는 여건도 대도시보다 안 좋아 다들 기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간호인력 유출로 의료 현장도 어려움을 겪는다. 2020년 4분기 기준 경남도 간호인력 현황을 보면 인구 1000명당 활동 간호사 수가 4.36명으로 전국 평균(4.35명)보다 높게 나왔으나 창원·진주·양산을 제외한 시군은 전국 평균보다 낮다. 심지어 간호사가 부족해서 문을 닫는 병원도 있다.

도내 활동 간호사는 모두 1만 4744명.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52.0%를 차지한다. 대부분 6개 시 지역(진주·창원·양산·김해·거제·통영)에 몰려있다. 의료 취약지에서 간호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의료 취약지 병원에서는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도맡고, 간호사 업무를 간호조무사가 하는 등 의료 서비스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젊은 간호사들이 열악한 정주 여건으로 농어촌 지역 병원을 기피하는 바람에 50~60대 간호사로 간호 인력이 노령화되는 문제점도 있다.

소도시 중소병원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간호 인력이 부족해서 누구 한 명이라도 아프면 대신 나와야 할 사람이 없다"며 "직원이 아파도 아프면 위로받아야 하는데 죄인이 돼 버리는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응급실에 24시간 의사가 있으면 응급상황이 일어나도 불안감이 덜하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 중환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잠시라도 의자에 앉아 있는 게 너무 불안했다"고 했다.

홍현미 경남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주임연구원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지만 절대적으로 간호사 수가 늘어나야 해서 간호학과 정원 확대도 필요하다"며 "임금체계 표준화, 간호조무사 간호대학 진학 지원 등 의료취약지역 간호사 수를 늘릴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다솜 기자 all@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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