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 먹고 하면 안 되고, 아나고 먹고 안 하면 안된다.'

경상도에서는 '하모' '아나고'로 이러한 말장난을 하기도 한다.

갯장어를 일컫는 하모, 붕장어를 일컫는 아나고…. 갯장어·붕장어는 학명, 즉 학술적으로 붙인 이름이다. 그러니까 정식 명칭이 되겠다.

하모(はも)·아나고(あなご)는 일본에서 들어와 지금껏 널리 쓰이는 말이다. 일본 말이라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걸 놓기엔 뭔가 아쉬움도 뒤따른다.

'하모 회 개시' '하모 자연산만 취급' '하모 샤부샤부'. 갯장어, 그러니까 하모를 내놓는 횟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이를 갯장어로 대입해 보았다.

'갯장어 회 개시' '갯장어 자연산만 취급' '갯장어 샤부샤부'. 아무래도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덜한 건 어쩔 수 없다. 아나고, 그러니까 붕장어를 대입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맛은 그 이름을 떠올리는 데서부터 이미 시작된다. '하모' '아나고'라는 말을 입에 올렸을 때 전해지는 그 특유 느낌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하모'는 '아무렴'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경상도 사투리와도 묘하게 접목되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다. 앞으로 갯장어·붕장어라 꾸준히 칭하면, 언젠가는 하모·아나고보다 미각을 더 깨우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엔 습관에 따른 느낌의 문제일 테니 말이다.

'맛있는 경남' 지면에서는 대부분 '갯장어'로 표기했지만, 고민 끝에 인터뷰 속 발언 등 부분적으로는 '하모'라는 말을 사용했다. 받아들이기에 불편할 수 있지만, 그래도 너그러이 이해 부탁드린다는 말씀 덧붙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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