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갯장어 가격이 올랐다. 어느 횟집은 지난해 '하모회' 대 7만 원·중 6만 원·소 5만 원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2만 원씩 올렸다. 6월까지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갯장어가 올라왔다. 그런데 7월 들어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수온이 예년만큼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가격이 올해 유독 오르기도 했지만, 원래 갯장어는 비싼 몸이다. 사실 그 과정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고개 끄덕여질 만하다.

선착장에서는 한 할머니가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미끼줄 다듬는 것을 업으로 하는 할머니다. 한통에 미끼줄 135개가 달려 있다. 엉킨 줄을 하나하나 풀어야 한다. 좀 덜 엉켜 있으면 한통 끝내는데 40분가량 걸리지만, 진도가 안 나갈 때는 1시간 30분도 훌쩍 넘는다. 한통 정리하는데 받는 돈은 4000원이다. 많이 하면 하루 10통가량 소화한다. 하루 3만~4만 원가량 버는 셈이지만, 일이 매일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 10여 시간 이렇게 반복 작업을 하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눈도 침침할 수밖에 없다. 할머니는 "자식들이 등받이 의자를 사줬는데, 어디로 사라졌는지 없네"라며 그냥 바닥에 풀썩 주저앉은 채 묵묵히 일한다.

미끼 줄을 정리하고 있는 할머니. 한통 135개를 정리하면 4000원을 번다. /박일호 기자

갯장어잡이에 나선 배들은 미끼통 20개를 싣고 떠난다. 낚싯줄 2700개와 씨름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선 미끼인 전갱이를 바늘에 일일이 다 꽂아야 한다. 노부부 두 명이 이 작업을 하는데 딱 1시간 걸린다. 이후 배로 이동하며 일정한 가격을 두고 낚싯줄을 역시 하나하나 바다에 던진다. 역시 1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좀 지나서는 걷어 올리기 작업이 이어진다. 이때는 다행히 기계 힘을 빌린다. 하지만 미끼에 걸린 갯장어뿐만 아니라 불가사리, 잡어, 그냥 올라오는 미끼 등을 떼기 위해서는 역시 사람 손이 필요하다. 새벽 3시 나간 배는 오후 2시나 되어야 돌아올 수 있다.

횟집으로 넘어와서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빨 드러낸 갯장어 목을 잡아 숨을 끊어놓고는 먼저 뼈와 껍질을 벗겨 낸다. 그리고 2차로 가시를 한 번 더 다듬어야 한다. 회를 썰 때 역시 잔가시 느낌을 없애기 위해 잘게 썰어야 하고, 샤부샤부는 장인과 다름없는 손길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고생을 모르지 않는 듯, 횟집을 찾은 이들은 "비싸다"는 불평을 늘어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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