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세력간 봉합, 완전 단일화 과제 남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24∼25일 지난 주말 이틀 동안 민주통합당 공민배 후보 측과 무소속 권영길 후보 측은 연달아 기자회견과 논평을 내며 서로 단일화 파탄의 주역이라고 손가락질했다. 실무진에서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실제 협상 결렬을 선언하기도 했고 야권 단일화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뉘앙스가 담긴 논평이 나오기도 했다.
26일 오전 새로 여론조사를 벌이겠다는 협의는 그래서 극적인 타결로 느껴졌고, 여론조사 진행 여부나 결과와 상관없이 공 후보의 양보 소식이 들려왔다.
오후 1시 30분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에서 열린 공 후보 측 자칭 ‘백의종군 선언 기자회견’에는 권 후보가 나란히 자리했다.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단일화를 위한 연석회의의 계획이 이뤄진 것이다. 연석회의에 참석한 지역 시민사회계 좌장들도 함께했다.
공민배 후보는 물론이고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장영달 위원장도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지 얼마 안 됐는데 공 후보에게 미안하고 결단을 높이 산다”면서 “무소속 권 후보를 민주당 후보처럼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분위기는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아 있었다. 물리적으로 앙금이 가실 수 없는 시간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난다 해도 쉽사리 없어지지 않을 듯한 균열의 기운이 느껴졌다. ‘외부압박’ 이야기도 거론됐다. 이번 단일화에 민주당 중앙당과 문재인 후보 측 입김이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역시 단일화 후 양 지지세력 간 봉합 문제가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더욱 분명한 숙제는 통합진보당까지 아우른 전체 단일화 여부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권 후보가 단일후보가 된 데 대해 논평을 내고 “이병하 후보가 배제된 가운데 숱한 불협화음 속에서 결국 무소속 권 후보로 졸속 단일화가 됐다”면서 “진보당 없는 양자만으로 이루어진 단일화 잡음은 민주당의 뒤늦은 후보 선출과 진보 분열을 야기하는 권영길 후보에게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제2당으로서 공당인 민주당이 정치공학적인 중앙당의 압력으로 제대로 된 단일화 절차도 생략한 채 공민배 후보가 사퇴한 것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며, 무소속 권영길 후보 측의 무원칙한 단일화 역시 진보적 원칙과 인연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진보당과 이병하 후보 모두 정당·후보간 단일화 논의는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일화된다면 문제는 시기인데, 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후보 등록을 마쳐 27일 오전에 진행할 투표용지 인쇄 때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선거자금을 모으는 데 애로를 겪은 진보당 입장에서는 자당 후보를 알릴 만큼 알리고 단일화에 응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진보당은 이번 선거에 자당 후보를 내 당의 건재함을 공표하려는 목적이 있다.
진보당은 단일화 테이블에 나서는 기준으로 단일후보는 진보적인 정책을 공유하고,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며 당선 가능성이 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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