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당원 투표율…당원 민심 재결집 최대 과제

통합진보당 당 대표로 강기갑 전 의원이 당선되면서 당 혁신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강기갑 대표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온라인·현장·ARS 모바일 투표 결과 2만 861표(55.06%)를 획득해 1만 6481표(44.14%)를 얻는 데 그친 강병기 후보를 앞섰다. 강기갑 신임 대표는 "당원들의 희생과 헌신을 왜곡하고 당 위에 군림해온 패권적 정파 활동을 종식하고 노동자 농민 민중 중심성을 강화하는 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부정 경선 논란으로 촉발된 통합진보당 사태가 일단락되는 국면을 맞았으며, 부정 경선 당사자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 절차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 선거에서는 이병하 현 위원장이 당선됐다. 이병하 위원장은 60.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과반수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최종 당선됐다. 이흥석 후보는 26.6%, 강동화 후보는 12.2%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병하 위원장 체제를 이어가게 된 경남도당은 당원들 민심을 어떻게 결집하느냐를 향후 과제로 떠안게 됐다.

강기갑 대표, 이병하 위원장.

이병하 위원장은 선거운동 당시 구 당권파 측의 암묵적 지지를 받아 온 강병기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구당권파에 반발하며 혁신계를 이끌어온 강기갑 전 의원이 중앙당 대표로 당선되면서 경남도당의 정치적 입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경남 지역 당원들의 투표 성향에서도 현 도당 집행부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 분위기는 읽히지 않는다. 이병하 위원장은 60.7%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승하긴 했으나 그가 지지한 강병기 후보는 경남 온라인 투표에서 55.59%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경남도당 지도부로부터 배제되면서 조직적 열세를 겪어온 강기갑 대표는 44.41%까지 득표율을 올리며 선전했다.

경남지역 온라인 투표 현황을 살펴보면, 노동자 당원 밀집 지역인 창원과 거제에서 강기갑 후보가 앞섰으며, 강병기 후보는 진주와 마산 등에서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특히 진주에서는 강병기 후보가 78.55%(238표)로 강기갑(21.45%, 65표) 대표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당으로서는 낮은 투표율도 걱정되는 요소다. 통합진보당 전체 투표율이 65.08%를 기록한 데 반해, 진보벨트를 형성해왔다고 자부해온 경남 투표율은 49.84%로 50%를 넘기지 못했다. 당에 대한 당원들의 무관심 현상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우려된다.

이병하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구체적인 쇄신 작업을 추진해 나감과 동시에 당내 분란을 해소하기 위해 당원 가족 공동체 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도지사 후보 선출 작업을 추진하면서 재정적 어려움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병하 위원장은 "당이 처한 현실을 낱낱이 당원들에게 알리면서 당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당원 전체 설문조사를 추진하겠다"며 "노동, 농민 등 민생 현장에 직접 찾아가서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도·시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원상담소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당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현 집행부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도당 개혁을 주장해온 이흥석 후보는 당 혁신 활동은 이어갈 전망이다. 창원지역 노동현장의 목소리가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데 모이고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흥석 전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당원인 노동자들이나 당원이 아닌 노동자들이나 새로운 정치세력화로 당의 모습을 바꿔야 한다는 데 한뜻을 품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흥석 전 본부장은 또한 "현 집행부가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봉합 중심으로 가게 되면 현장 조합원들을 설득하기가 어렵다"며 "도지사 선거 등이 걸려 있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을 찾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는 15일 제2기 지도부 출범식에서 "일체의 정쟁을 중지하고 당만을 생각하며 나아가자"며 "논공행상식 인사도, 배제도 없을 것이고 강병기 후보도, 강병기 후보를 지지하셨던 분들도 당 수습과 혁신에 함께 동참해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잠시 흔들렸던 야권연대를 즉각적으로 복원하겠다"며 "9월까지 대선 후보 선출 절차를 완료하고 진보정당 복원을 통해 우리가 꿈꾸던 세상을 향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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