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백지화 주장' 정두언 한나라 의원 강력 비판
"지방자치 가로막는 세력은 중앙 언론·정부" 발언도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국론을 분열시킨다며 동남권 신공항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김두관 도지사가 "정부 여당이 갈등 조장해놓고 인제 와서는 아무 책임 없다는 듯 경남도민과 영남권 시·도민만 이상한 주민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면서 "정 위원은 경남도민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사는 2일 오전 9시 도청 강당에서 열린 정례조회에서 작심한 듯 "한 말씀만 드리겠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이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신공항을 굳이 건설할 필요가 없고 굳이 한다면 김해공항을 확장해야 한다는 소신발언을 했다. 또 한 마디 중요한 말을 했는데, '대구·경북·울산·경남과 부산의 시·도민 간 극도로 위기와 갈등이 조장돼 국론이 분열됐다고 진단했다"면서 "누가 국론을 분열시켰나, 영남권의 시·도민들이 국론을 분열시킨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정·청,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 여당의 엇박자, 신뢰할 수 없는 각종 발표 때문에 도민과 영남권 시·도민이 얼마나 혼란스럽나"며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달 안에 결정하겠다, 지난번 이명박 대통령은 상반기에 결정하겠다, 여당 최고위원인 정 위원은 필요 없다, 백지화해야 한다….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고 반문했다.

이어 "이 결정을 벌써 해서 도민과 영남권 주민 걱정하지 않게 해야 할 일을 정부 여당 스스로 조정해놓고, 이제는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고 삭발과 언론 광고 등으로 노력하는 시·도민들을 마치 이상한 주민으로 몰아세웠다"며 "이 점에서는 책임 있는 여당 최고위원으로 정 위원이 도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지사는 "정 최고위원은 김해공항 이용률이 폭주가 돼 동남권 신공항을 검토한 것인데, KTX가 창원까지 연결되면서 김해공항 이용률이 20% 떨어졌으니 굳이 (신공항은) 필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해야 한다면 김해공항 확장을 하면 된다고 말했는데, 간과한 것이 있다"면서 "정 의원은 여객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데, 동남권 신공항은 여객보다 세계 7대 수출대국으로 물류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일면적인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구·경북에서 밀양(신공항)을 원하는 이유는 구미에 LG전자 차세대 LCD 공장을 확장하려 했으나 물류문제 때문에 파주에 대규모 단지를 만들었는데, 인천국제공항이 있기 때문이었다"며 "부산신항도 물동량이 3·4위에서 6위로 떨어졌는데 아마도 공항과 직접 연동이 안 돼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3월 상반기론, 무용론 등 여러 가지 논리가 성행하지만 경남도가 잘 정리해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며 "나도 여야 국회의원 정책간담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개별적으로 만날 예정"이라고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김 지사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서 중앙일간지, 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공무원들에게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요컨대, 중앙일간지와 지역 국회의원은 지방자치와 분권을 가로막는 세력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중앙일간지는 지방을 다룰 수가 없다. 주류 신문에는 경남 기사가 실리지 않는다. 그만큼 중앙일간지는 중앙의 시각으로 전체 현상을 보고 있다. 지역의 논리나 이해가 반영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국회의원들은 지역구는 지역에 있지만 국민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지역을 대표하는 동시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 입장에서는, 지방자치는 시장·군수·시의원과 NGO, 언론이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지원만 하고 간섭하지 않았으면 한다. 국회는 정부가 국가적인 전략을 짠 것이 잘됐는지 점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도 행자부 장관을 했지만 행안부 고급공무원과 중앙부처 공무원은 지방자치를 내켜 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시각이 미성년자 취급을 한다. 중앙정부의 고급관료, 중앙의 시각과 입장에 무장된 중앙언론 등은 지방자치와 분권을 가로막는다. 강준만 교수는 '지방은 수도권의 식민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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