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기념사업 두고 조우성 "관광벨트로 활용 vs "여영국 "우상화 지나치다"

경남 출신의 재벌 그룹 창설자를 기리는 사업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놓고 도의원들 간 공방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우성 의원(한나라당·창원11)은 의령, 진주, 함안에 있는 이병철(삼성), 구인회(LG), 허정구(GS), 조홍제(효성) 회장의 생가를 활용해 기업가 정신을 계승하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삼각벨트 조성(안)'을 제안했고, 구체적인 사업 실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여영국 의원(진보신당·창원5)은 "기업가들의 기여는 인정하나 지방정부가 나서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조우성 의원은 현재 (주)평화산업을 경영하는 CEO 도의원이고, 여영국 의원은 통일중공업(현 S&T 중공업) 해직 노동자 도의원이어서, 두 의원 간 이견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쏠린다.

또한, 노동자 출신 도의원이 대거 입성한 9대 도의회의 특징적인 현상을 함축하는 모습이기도 해 이색적이다.

한나라당 조우성 도의원(사진 왼쪽)과 진보신당 여영국 도의원.

조 의원은 이미 지난달 5분 발언을 통해 "의령, 진주 지수, 함안은 지름거리 20km 내에 있어 이들의 생가를 삼각 벨트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관광벨트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업가 정신을 계승함은 물론 국가 경제를 선도해나가는 자랑스러운 경남을 가꾸자"는 의미도 덧붙여졌다.

조 의원은 최근 하성식 함안군수와 김채용 의령군수를 만나 '기업가 정신 계승과 생가 복원'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하 군수와 김 군수는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의원은 이어서 곧 이창희 진주시장과도 만날 계획이다.

조 의원은 이들 기초 자치단체가 입안한 생가 활용 방안을 수용하고 발전시켜 경남도에 정책 제안을 할 예정이다. 조 의원은 "생가 복원과 활용은 해당 그룹과 기업이 움직이는 게 관건"이라며 "경남도와 도의회가 나서게 되면 기초자치단체도 천군만마를 얻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영국 의원은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도 많이 내면서 경제에 기여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인정하지만, 특정 그룹 창설자를 우상화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해당 인물의 공과 과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섣부른 정책일 뿐 아니라 이미 해당 기업에서 신격화에 가까운 포장을 하고 있는데 지방정부까지 나서는 건 지나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여 의원은 경남도가 최근 발표한 <경남관광 진흥 마스터플랜>이라는 보고서에 사회적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는 인물이 '경남의 명인'으로 대거 등재돼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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