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밀양시 기부·답례품 톺아보기
다양한 기금 활용 집중 홍보
지난해 5억 넘겨 도내 2위 실적
밀성풋볼스포츠클럽 지원 등
영유아.청소년 투자 눈길
72개 농산산물 답례품 인기
밀양시가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집행하는 기금사업 성과는 놀랍다. 특히 기부금으로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사업이 눈에 띈다.
2024년 밀양시는 기부금 1억 6800만 원으로 영유아 육아용품 대여사업, 치매 어르신 복약기계 지원, 밀양밀성풋볼스포츠클럽 지원 등 6개 사업을 추진했다.
그중 치매 어르신 복약기계 지원 사업과 밀성풋볼스포츠클럽 지원사업은 성과와 반응이 좋아 올해도 계속하고 있다. 특히, 밀양밀성풋볼스포츠클럽(U-15) 중등부 운영비 지원은 다른 지역 학생이 관내 중학교로 진학하고,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의 밀양시 전입이 이루어져 실질적인 인구증가로 이어지는 성과를 낳았다.
◇기부금을 아이들에 투자 = 밀양시가 올해 새로 추진하는 기부금 기금사업이 또 있다. 이달 밀양시의회 추가경정예산 심의가 끝나면 추진될 사업이다.
대표적인 것이 '다둥이 렌트카 무료대여사업'이다. 2자녀 이상(1명은 미성년자일 것)이면 1년에 1회에 한해 최대 3일간 대형 승합차를 이용할 수 있다. 보통 하루 대여료가 14만 원 정도 되니까, 시민으로서는 42만 원을 절약할 수 있는 이벤트다. 이를 위해 밀양시는 기부금에서 4200만 원을 배정했다.
'경로당 비상벨 설치'도 추진한다. 기부금에서 1500만 원을 배정해 우선 11개 경로당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지난해 큰 성과를 냈던 '밀양밀성풋볼스포츠클럽(U-15) 중등부 운영비 지원'도 올해 6000만 원을 추가로 배정해 사업을 이어간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정착된 지금, 기부자들은 지자체의 의미 있는 지정 기부사업을 찾아 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주도의 지정 기부사업인 '오름아 걱정마! 우리가 지켜 줄게! 나도 오름지킴이(모금액 1억 원)'가 대표적인 사례다.
밀양시는 올해 지정 기부사업으로 '쑥쑥 자라나는 초등꿈나무사업'을 추진한다. 밀양시내 21개 전체 초등학교 학생 3300여 명 전원에게 1인당 1만 5000원의 경비를 지원해 교구 구입, 체험학습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
◇'인구 감소' 극복 정책 = 최근 인구 10만 명대가 무너진 밀양시. 안병구 시장은 "위축되지 말자"면서 시민들을 위로하고 나섰다.
언론 브리핑에서 안 시장은 "인구가 10만 명 아래로 내려가도 불안해하거나 자존심 꺾일 필요가 없다"면서 "인구 10만 명 선이 무너진 경북 상주시와 영주시, 충남 보령시는 이후 예산 규모나 공무원 조직 인력 측면에서 더 줄지 않고 늘었다. 출산·육아·교육 지원과 청년 정주환경 개선으로 인구 감소세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고향사랑기부제도 밀양시의 인구 위기 돌파 정책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밀양시 고향사랑기부 담당자는 "기부금 기금사업으로 청년층 정착을 유도하고, 다자녀 가정과 출산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매력적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면서 "고향사랑기부금으로 인구 유출을 막고 다시 사람을 불러오는 도시가 되도록 기금사업 발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담당자들의 열정 속에서 밀양시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은 2023년 4억 5000만 원에서 2024년 5억 20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도내 시군 통틀어 2023년은 3위, 2024년은 2위였다. 올해 밀양시 기부금 목표액은 5억 5000만 원이다. 그 목표의 근저가 '인구 감소'를 극복할 기금사업의 집행 계획이다.
도내 시 단위 중 유일하게 정부지정 인구감소지역인 밀양시. 밀양시는 이처럼 인구 위기 극복을 고향사랑기부제 정책으로 연결하고 있다.
◇'특징 있는 기부' 속출 =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초기, 모금 장벽에 직면했던 밀양시에 전국 각지 향우회와 향우 기업이 벽을 조금씩 허물기 시작했다.
'고향 바라기' 출향인들의 고액 기부로 전환점이 마련됐다. 2023년부터 매년 현영희 전국밀양향우연합회장, 박현수 재부밀양향우회장 등 향우들이 10만 원부터 한도금액인 500만 원까지 기탁했다.
2025년부터 개인당 연 최고 한도가 2000만 원으로 변경되자 서울시 강서구 영남향우회 조의환 연합회장을 비롯한 많은 향우가 2000만 원까지 고액 기부를 이어갔다.
밀양시는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3년차인 2025년 향우회 대상 홍보를 강화하고, 주 1회 기업·기관·단체 방문 등 발로 뛰는 홍보 활동을 확대했다. 이와 동시에 현장기부 이벤트로 기부자의 동참을 유도하고, 모금액도 늘릴 계획이다.
지역 유관 기관·단체의 자발적인 동참도 이런 분위기를 이끌었다.
밀양소방서는 2023년 720만 원, 2024년 610만 원, 2025년에는 1010만 원을 기부하며 3년 연속 지역사랑을 실천했다. 농협밀양시지부도 2023년부터 매년 다른 시군 소재 농협과 상호 기부를 추진하고, 밀양교육지원청도 2024년 520만 원 기부를 시작으로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밀양시의 독특한 홍보 전략 = "햇살 좋은 밀양, 기부로 더 따뜻해집니다."
밀양시는 '밀양을 빛나게 시민을 행복하게' 라는 구호를 고향사랑기부금 모금 홍보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밀양 조성'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인구 위기 속에서 이런 홍보 문구처럼 전국 향우와 향우 기업에 다가가는 구호는 없다.
특히, 2023년부터 얼음골사과, 한돈센트, 팝콘향이 나는 밀양아라리쌀 등 72개 지역 농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선정한 밀양시의 답례품 홍보도 기부금 확대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얼음골사과 증류주와 속 빨간 사과와인을 직접 제조·판매하는 '레드애플팜', 농·축협, 밀양물산 등 지역 대표 농특산물을 생산하는 농가, 소상공인, 기업체가 공급체로 참여하고 있다.
2024년 기준 1순위 판매 품목인 얼음골사과(전체 판매량의 51%)는 1891건 5712만 원, 2순위 한돈세트(전체 판매량의 12%)는 430건 1323만 원, 3순위 밀양사랑상품권(전체 판매량의 10%)은 1060건 1060만 원이다.
이 밖에도 밀양시는 공격적인 기부 마케팅으로 벌초 대행 서비스와 밀양돼지국밥 캐릭터인 '굿바비'를 활용한 생활·스포츠용품 등 다양하고 매력적이고 밀양다운 답례품을 추가 선정했다.
/이일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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