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 가격 1년 전보다 26.6%↑
소비자 열대 과일 등에 눈 돌려
상인 이윤 줄여서 재고 처리도
오이 등 채소류 가격 동반 상승
“크기가 큰 수박은 한 통에 3만 5000원이 넘어요. 누가 사주면 모를까, 내 돈 주고는 절대 못 사요.”
주부 강경진(43·김해시 외동) 씨는 올해 들어 단 한 번도 수박을 사지 않았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 탓에 수박 가격이 크게 뛰면서 아예 구매를 포기했다. 강 씨는 “예전엔 1만 2000원에서 1만 5000원이면 한 통을 샀는데, 지금은 반 통이 1만 5000~1만 8000원 한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열대과일이나 컵과일을 사먹는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외면하니 상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싸게 재고를 처리한다.
마산청과시장 한 상인은 “수박 한 통에 2만 8000원은 받아야 남는데, 2만 5000원에 내놓고 있다”며 “가격이 비싸면 사가지 않으니 상하기 전에 팔려면 이윤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8일 기준 수박 한 통 가격은 2만 6091원으로, 전날보다 6.5%(772원) 올랐다. 지난달(2만 2611원)과 비교해도 15.4%(3480원), 1년 전(2만 603원)보다는 26.6%(5488원) 상승했다. 평년(1만 9806원)과 견주면 무려 31.7%(6285원) 비싸졌다.
수박값이 이렇게 치솟은 배경에는 ‘이른 폭염’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2018년과 2021년에도 가격은 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하락 폭이 제한적이거나 오히려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달 수박 출하량은 전년과 비슷하지만, 기온 상승과 참외 등 대체 품목 가격 상승 영향으로 수박 가격이 전년 대비 높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수박뿐 아니라 오이·풋고추·파프리카·시금치 등 채소류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가시계통 오이는 8일 기준 10개당 1만 1922원으로 전년 대비 27.1%(2542원), 평년 대비 30.6%(2792원) 상승했다. 취정 오이는 10개에 1만 2318원으로 1년 전보다 10.2%(1136원), 평년보다 18.3%(1903원) 비쌌다.
풋고추는 100g당 1673원으로 전년 대비 7.0%(109원), 평년 대비 18.2%(257원) 올랐고, 파프리카는 200g에 1472원으로 전년 대비 10.9%(145원), 평년 대비 15.8%(201원) 상승했다.
시금치는 100g당 1233원으로 전년 대비 3.4%(40원), 평년보다 18.9%(196원) 비싸졌다.
/이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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