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답례품] (17)창녕군 답례품-푸딩스 양파즙·양파국수
1909년 최초 양파 재배, 창녕양파로 만드는 특산품
'양파박사' 장나은 대표 이끄는 사회적기업 '푸딩스'
창녕군은 대한민국 양파 시배지다. 전국에서 맨 처음 양파를 재배했던 지역이다. 그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
한때 6000가구가 넘었던 창녕군 양파 재배 농가가 지금은 670여 가구로 줄었지만 군은 양파 재배에서 질적 전환을 이뤘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산하 '양파마늘연구소'와 '(재)창녕양파앤마늘식품연구원'이 지금도 종자·종구 연구와 생산·가공 전문 연구를 진행한다.
2023년 이후 창녕군 고향사랑기부 답례품 순위 5위권인 양파즙·양파국수는 창녕군이 기획한 대표적인 특산물 활용 답례품이다.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면서도 지역 특색을 잘 살려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창녕군 대지면 모산 2길에 위치한 ㈜푸딩스 농업회사법인은 창녕 특산물인 양파로 양파즙·양파국수를 가공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영리 목적에만 집착하지 않는다.
◇몰랐던 양파 상식 = "우리 부부는 하루에 양파를 5개씩 꼭 먹어요."
푸딩스 장나은(51) 대표와 김준형(56) 사원 부부는 기자를 보자 이 이야기부터 했다. 도대체 어떻게 한 사람이 하루 5개씩 양파를 먹을 수 있다는 걸까.
일단 일어나자마자 마시는 '양파즙'은 기본! 그 직후 아침에는 양파 수프와 샌드위치에 넣는 양파 캐러멜라이징과 잼을 먹는다. 점심·저녁 식단에 번갈아 등장하는 양파 김치와 양파 장아찌, 양파 감자볶음, 양파가 들어가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양파 카레…. 그리고 간식으로 먹는 양파 링. 끝이 없다.
장 대표 부부의 양파 상식도 무궁무진하다.
"하루에 하나 이상, 계속 먹는 게 포인트예요. 특히 중요한 건 계속 먹는 거예요. 최소 6개월 이상 계속 먹는 게 양파의 혈관 정화 기능을 살릴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뭐든 오래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던데요?"라고 기자가 반문하자 장 대표는 "양파는 그렇지 않다. 오래도록 복용하면 할수록 몸에 좋다"고 단언했다.
"하루에 너무 많이 먹으면 과하지 않느냐"라는 질문에도 "아니다! 많이 먹을수록 좋다"며 고개를 돌렸다.
양파로 버무려진 이런 일상은 2020년 양파즙·양파국수 전문 생산 업체인 푸딩스를 창업하면서 불이 붙었다.
창녕이 고향이 아닌 이들이 양파에 눈독을 들인 이유가 있었다.
◇양파에 눈독 들인 이유 = 식품회사 10년 이상 경력의 장 대표와 20여 년 전 창녕에서 농산물 유통업을 시작한 남편이 일찌감치 양파에 눈독을 들인 이유가 있다.
창녕지역, 특히 푸딩스가 위치한 대지면이 대한민국 양파 시배지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양파를 가장 처음 재배했던 곳이 창녕군이다. 시배지 상징물이 대지면에 있다. 안내판에 이렇게 쓰여 있다.
'1909년, 이곳 대지면 성찬영 선생이 처음으로 양파 재배에 성공했다. 이후 손자인 성재경 선생은 한국전쟁 직후 농가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리를 대체하는 환금작물로 양파를 적극 보급했다. 1963년, 성재경 선생이 김성수, 하재호 선생 등과 함께 창립한 농민단체 '경화회'는 이후 양파 재배를 확대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1969년에는 6000여 농가가 양파를 재배하게 되었으며, 그 면적은 1000여 ㏊에 이르렀다. 이후 창녕은 전국 최고의 양파 주산지가 되었다.'
2025년 현재 창녕군 내 양파 재배 농가는 670여 가구에 재배면적은 580㏊로 줄었다. 전국 양파 생산 점유율도 3.9%(6위에 해당)로 '전국 최고의 양파 주산지'라는 수식어에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양파마늘연구소와 (재)창녕양파앤마늘식품연구원이 창녕군에 있다. 양파 전국 주산지 명성을 양파 종자·종구 연구와 생산·가공 전문 연구 차원으로 질적 전환을 이뤄냈다.
◇끝없는 양파 자랑 = 장 대표는 2020년 11월 푸딩스를 창업했다. 그에게는 10년 이상의 식품회사 생산 현장과 관리직 경험을 바탕으로 양파를 상품으로 만들 전략이 있었다.
"피부 좋다"는 이야기 끝에 장 대표가 덧붙였다.
"피부뿐만이 아니죠. '혈관 청소부'로 이름난 양파는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몸에 좋아요. 혈액을 맑게 하는 항산화물질인 '케르세틴'을 함유한 양파를 많이 먹으니 피부뿐만 아니라 언제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죠."
장 대표가 보여준 '적색양파' 포스터에 영양소 소개가 세밀하다. 케르세틴뿐만이 아니다.
안토시아닌(항산화 작용과 심혈관 건강 개선, 항염증 작용, 시력 개선 기능)과 칼슘(뼈와 치아 건강 유지, 근육 기능 지원), 칼륨(세포 내 삼투성 농도 조절), 마그네슘(에너지 생산, 근육 기능 개선, 뼈 건강 증진, 심장 건강, 당뇨병 관리)이 차례로 등장했다. 플라보노이드(항산화 작용, 심혈관 건강, 항염 및 소염, 항암 효과, 면역력 강화), 식이섬유(소화기 건강, 체중 조절, 심혈관 건강, 혈당 조절) 등의 성분 소개가 이어진다.
푸딩스에서 생산하는 양파 가공품만 몇 가지에 이른다. 양파즙과 양파국수, 창녕의 주산물인 마늘국수도 만든다.
특히 자랑거리는 양파국수 제조업체로는 창녕군 최초로 2017년 '해썹(HACCP·위해요소집중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푸딩스가 사회적기업으로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여성 대표의 사회적기업 = 창녕군 최초로 해썹 인증을 획득한 긍지는 푸딩스를 사회적기업으로 변모시켰다.
사회적기업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푸딩스는 창녕군장애인단체와 전국고엽제전우회 등에 상품을 공급한다. 이런 배경에 푸딩스가 '장나은 대표'라는 여성 대표 기업이라는 점이 있다.
장 대표는 대표 상품인 양파즙의 강점에 대해 "기존 양파즙은 고온에서 중탕 방식으로 오랜 시간 고기 때문에 영양소 손실이 크다"면서 "뿌리째 통째로 넣어 고아 특유의 냄새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영양소 손실이 크고 냄새가 난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
장 대표는 "반면 푸딩스의 적색양파즙은 중탕 방식이 아닌 양파 원물을 그대로 착즙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배를 착즙하는 방식과 같다. 설탕과 색소를 넣지 않는다"고 말했다.
푸딩스의 양파즙·양파국수는 주로 홈쇼핑에서 판매한다. 'NS홈쇼핑'과 '공영홈쇼핑', 'SK스토어'에 이어 네이버 '푸드윈도'까지 활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판로 개척이 너무 어려웠다"는 장 대표는 "홈쇼핑과 소셜밴더 활용으로 유통 채널 진출이 점점 더 활발해진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장 대표가 밝힌 계획도 창창했다.
"지금은 소문을 타면서 선물세트를 직접 구매하는 고객도 많고 로컬푸드 매장이나 농협에도 입점하고 있어요. 우리 제품을 많이 팔면 창녕군 농가소득도 늘어납니다. 푸딩스가 나날이 번창해서 창녕군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이일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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