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에 지정된 인제대학교가 핵심사업 콘트롤타워인 김해인재양성재단을 설립·운영하고자 사립학교법 회계 규정 '규제 특례' 적용을 기다렸으나 교육부가 '불수용' 판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는 최근 교육부 고등교육혁신 특화지역 내부심사위원회에서 인제대가 신청한 사립학교법 회계 규정 특례 적용 여부를 검토한 결과 '불수용' 안내를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불수용' 결과는 별도 공문으로 명기하지는 않았으며 인제대 규제 개혁 내용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김해인재양성재단 설립에 타격 안 줘" = 인제대가 규제 특례를 요청한 까닭은 교비를 재단 회계로 전출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교비를 타 회계로 전출하면 등록금 유용 같은 회계 처리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있고, 타 대학에도 규제 특례 적용을 해줘야 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더 검토하고자 불수용 입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는 교육부의 규제 특례 '불수용'이 인제대와 김해시가 공동 추진하는 김해인재양성재단 설립에 타격을 주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도 교육청년국 관계자는 "재단 설립은 글로벌대학 사업 실행 계획 방식의 문제여서 재단은 예정대로 설립해놓고 학교 법인 교비를 자체적으로 집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도는 규제 개혁 내용 당위성과 필요성을 더 보완해서 규제 특례 적용을 재건의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규제 특례 심사를 하기 전에 대학마다 돌아가면서 토론회를 거치는데 인제대는 아직 토론회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 9월께 별도 토론회를 열어 한 번 더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도는 또 6월 말까지 교육부가 글로컬사업 실행 계획 수정 기간을 줄 것으로 보여 인제대와 김해시가 수정 계획을 내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봤다.

◇김해시·인제대, 17일 교육부 면담 = 인제대는 경남도로부터 교육부 '규제 특례' 불수용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이우경 기획처장(글로컬대학 인제대사업단장)은 "교육부 공식 통보는 아직 받지 않았고 경남도로부터 분위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며 "17일 교육부를 방문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해시도 교육부 면담 일정에 인제대와 함께 참석한다.

시는 글로컬대학 구심점인 재단이 당장 안 만들어져도 김해시·김해상공회의소와 3개 대학(인제대·가야대·김해대) 5개 기관이 통합된 사업운영위원회에서 사업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다. 

인제대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글로컬대학 평가에서 재단 설립 심의위 등 4건이 '미추진'으로 분류돼 전체 5개 등급 가운데 네 번째인 C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한경용 김해시 정책지원과장은 "경남연구원이 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를 하는 중이고 이 검토가 끝나야 3개 절차를 진행할 건데, 사후 절차 3개까지 포함해 미추진 4개라고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4년 인제대가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면서 순위에 들어가려고 신청서를 낸 것이며 2025년 실적을 가지고 2026년 평가가 나와야 하는데 이번에 나온 글로컬대학 평가에서 '미추진'이 나온 것은 부당하다"면서 "법령이 개선(규제 특례)되지 않으면 재단 설립을 못 하는데 미추진 평가 결과는 맞지 않아서 이의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학교 측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올해 재정 지원금 100억 원 가운데 일부가 삭감될 수 있다. 

김해시와 인제대는 글로컬대학이 지역대학 현안을 넘어 지방·인구 소멸과 직결된다고 보고 '올시티캠퍼스(All-City-Campus)'를 혁신 방안으로 기획해 전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통합거버넌스인 김해인재양성재단을 설립해 △올시티(All-City) 대전환 기반 구축 △올시티 교육 대전환 △올시티 산업 대전환 △올시티 지역 대전환 4개 과제·15개 세부과제를 실행할 계획이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