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고 학생들 헌재 탄핵 생중계 함께 시청
"교실 아닌 강당에서 열린 민주주의 수업"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헌법재판소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이 4일 오전 11시 22분 탄핵 선고 주문을 낭독하자 간디고등학교 강당은 학생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날 간디고 전교생 90명은 강당에 모여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생중계를 함께 시청했다. 이번 생중계 시청은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헌법기관의 역할을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교육 활동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당에 설치된 화면 앞에 모인 학생들은 숨을 죽이고 선고 순간을 기다렸다. 일부는 휴대전화로 생중계 장면을 촬영했다. 또 다른 학생들은 각자 기기로 방송을 틀어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을 암시하는 문장을 낭독할 때마다 조심스러운 기대와 긴장감이 강당 전체를 감쌌다.
문 권한대행이 선고를 마치자 학생들은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나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학생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기쁨을 나눴다. 마치 강강술래를 하듯 환하게 웃고 뛰기도 했다.
김하윤(1학년) 학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마조마하게 지켜봤고 탄핵이 확정돼 정말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함께 봤기 때문에 기쁨이 두 배가 됐고 우리가 역사 속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훔치는 학생도 있었다. 임채윤(2학년) 학생은 "기쁘기도 했지만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쳤다"며 깊은 감정을 드러냈다.
채윤 학생은 졸업한 선배와 함께 방학 없이 평일·주말마다 꾸준히 집회에 참여해왔다. 그는 "국민의 고통과 참사를 외면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정말 싫었다"고 말했다.
이번 생중계를 보며 민주주의와 헌법의 의미를 더 깊이 느꼈다고도 했다. 채윤 학생은 "정치와 법, 시민사회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건 교육적으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문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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