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준 평가에서 한국 앞질러
장관 말처럼 '정신 바짝 차려야'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Deep Seek) 발표는 그야말로 큰 충격이었다. 챗지피티(GPT)를 개발한 미국 오픈 에이아이(Open AI)와 같은 선두 기업들이 조 단위의 엄청난 자금을 개발에 투입하는 상황에서 고작 80억 원 수준의 적은 비용으로 고성능 생성형 AI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딥시크 개발자들이 국외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들이며, 개발 인력 숫자는 139명에 불과해 1200명에 달하는 Open AI와 확연한 차이가 비교되기도 했다.

중국 과학기술의 이러한 약진은 우리에게 한마디로 '비상사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2022년 발표한 <기술수준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고 기술 보유국(100%)과 비교해 한국의 기술 수준은 81.5%, 중국은 82.6%로 평가되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이미 중국의 과학기술력은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자부심을 가져왔던 정보전자·소프트웨어(ICT·SW) 분야에서도 한국은 82.6%인 반면 중국은 87.9%로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우위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EIT)이 발표한 <2023년 산업기술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기술 분야에서는 한국(88.0%)이 중국(83.0%)에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차이는 0.3년(3.6개월)에 불과해 2025년 현 시점에도 유지되고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또한, 한국재료연구원이 2024년 초에 소재 분야 전문가 109명(응답자)을 대상으로 벌인 인식조사에서 한국 78점, 중국 81점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이러한 약진 이유를 찾으려면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 예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미국의 강력한 견제를 받는 중국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핵심기술 자립화를 통해 대외의존도를 낮추는 과학기술정책 기조를 강화했다.

중국은 2021~2025년 연구개발(R&D) 총투자액을 연평균 7%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2024년 74조 5000억 원(3708억 위안), 2025년 80조 원(3981억 위안)에 이르는 정부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 정부 한 해 R&D 예산 30조 원보다 훨씬 많다.

심지어 2021년 중국 국가 총연구개발비(정부+민간)는 6676억 달러로 미국(8060억 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이다.

기초연구에 국한하면, 중국 정부투자는 미국(11억 4000만 달러)을 웃돌아 세계 1위(17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할 정도이다(출처: KISTEP 브리프 136). 세계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마저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중국의 과학기술 자본력이다.

우리나라는 정부 R&D 예산 삭감이라는 초유의 홍역을 치르는 동안 중국은 어느새 우리를 앞질러 가고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025)'에서 중국 IT업체를 둘러보고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쉽지 않겠다"라는 위기감을 밝혔다. 장관은 해법으로 막대한 자본력, 풍부한 인력, 정부의 지원을 꼽았다. 틀리지 않은 해법이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우리는 중국만큼 충분하지 않더라도 끊기지 않는 투자, 이공계 우대와 R&D 인력 채용 확대, 연구개발은 규제가 아닌 진흥이라는 사고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이처럼 과학기술 발전 해법을 잘 알고 있기에, 정신 바짝 차리고 제대로 시행되길 기대해 본다.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