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부 여당 규탄 집회
주최 추산 '1000명' 운집
"국민의힘 탄핵 동참해야"
1000여 명이 몰린 11일 오후 6시 반 창원광장. 이 시각 광장 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저지른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향한 분노로 들끓었다. 촛불 대신 야광봉을 든 시민들은 소리 높여 탄핵을 외쳤다.
박현서(21·창원시 진해구) 씨는 발언자로 나서 화가 잔뜩 난 어조로 정부 여당을 규탄했다. 박 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의견에 반한다는 이유로 군홧발로 입법부 진압을 시도하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눴다”며 ”대통령실은 조기 퇴진보다 탄핵이 낫다면서 6인 만장일치 나오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망상에 빠진 내란 독재자를 한순간도 가만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탄핵소추안 표결을 거부한 국민의힘에도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박 씨는 ”당 전체가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이라며 ”떳떳하다면 반대표라도 던져 직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창원시의회 비상계엄령 선포 규탄 결의안 불발을 두고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이 일은 박제 당해 국민이 반드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주주의 최전선 지키는 모든 국민에게는 존경을 표한다는 말도 꺼냈다. 그러면서 ”민주사회 구성원으로서 관련자들이 어떤 처분을 받을지 끝까지 감시해야 한다“며 ”추후 이어지는 선거에서는 상대방 혐오가 아닌 통합의 정신 필요하며, 모두 숙고해서 투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참석자 중에는 윤 대통령 당선에 부채 의식을 드러낸 이도 있었다. 백호기(29·창원시 성산구) 씨는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찍지 않았지만, 이대남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멋쩍어했다. 백 씨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은 여가부 폐지 등 자극적인 공약으로 20대 남성 표를 모아 당선했다“며 ”그 당시 저는 기호 1번(이재명)을 찍었지만, 이대남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윤 대통령 당선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정부 여당이 계엄 해제 후 국민을 대하는 태도는 우리를 분노하게 하고 있다”며 “윤석열을 탄핵하고, 내란범들을 체포하고, 내란에 동조 국민의힘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장에는 10대들도 대거 몰렸다. 한 손에 든 야광봉을 좌우로 흔들면서 무대에 오른 발언자 말에 반응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야기가 언급될 때면 "탄핵해야 한다"고 호응하기도 했다.
지인을 만날 겸 창원에 왔다가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밝힌 김정원(17·진주시 상대동) 씨는 “계엄이 선포되고 해제되기 전까지 그때 그 6시간은 내게 엄청난 공포였다”며 “당시 군경은 통탄할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계엄 사태를 계기로 본래 꿈이던 경찰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며 “경찰이 아닌 역사 교사가 되어 이번 일이 잊히지 않고 후대에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규탄 발언에 광장에서 시작해 상남 분수광장~한국은행 사거리 순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해산했다. 끝까지 광장을 지킨 대부분이 여기에 동참했다. 이들은 차도를 이용해 줄지어 걸으면서 "윤석열 탄핵"을 성토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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