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난시대 농민 생존권 보장 요구

합천군농민회와 합천군여성농민회가 26일 오후 군청 앞 로터리에서 '기후 재난시대, 농민 생존권 보장 요구 투쟁 선포식'을 열고 국가책임농정 실현을 촉구했다.

농민회는 투쟁 선포식에서 "겨울철 이상고온과 올 초부터 시작된 봄 장마, 부족한 일조량 등으로 마늘과 양파를 비롯해 과수, 시설하우스 작물에 이르기까지 농민 피해가 막심하다"며 "일상화된 기후 재난 탓에 농민들의 노동력은 크게 늘어나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농업 생산비는 30% 이상 올랐고, 쌀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은 폭락해 농업 소득은 30년 전 소득으로 곤두박질쳐 농가부채만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합천군농민회와 합천군여성농민회가 26일 오후 군청 앞 로터리에서 '기후 재난시대, 농민 생존권 보장 요구 투쟁 선포식'을 열고 국가책임농정 실현을 촉구했다. /합천군농민회
합천군농민회와 합천군여성농민회가 26일 오후 군청 앞 로터리에서 '기후 재난시대, 농민 생존권 보장 요구 투쟁 선포식'을 열고 국가책임농정 실현을 촉구했다. /합천군농민회

 

투쟁 선포식에 참가한 한 여성 농민은 "농사지어 얻은 소득에서 8~90%는 각종 외상, 부채 상환, 토지 임대료와 다음 작물 준비 자금으로 다 빠져나간다"며 "농사를 지으며 생활해 나가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토로했다.

농민회가 밝힌 자료에는 2022년 전국 평균 농업 소득은 평균 948만 원으로 경남 지역 농업 평균 소득은 540만 원에 불과하다. 특히, 폭등한 원자재 값과 인건비는 전체적인 농업 생산비를 끌어올렸으며, 노동력 투입도 코로나19 이후 잦은 기후 재난으로 말미암아 2~3배나 상승했다.

농민회는 우리나라 농업의 구조적 개혁을 외면하고 수입 농산물을 늘리는 정부도 비판했다. 이들은 "자유무역협정(FTA) 20년 동안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텨왔지만, 정부는 관세할당제도(TRQ) 수입이라는 괴물을 끌어들여 한 가닥 남은 농민들의 희망마저 꺾어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농민 생존권을 무시하고 오로지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 정책은 반 농업적이며 반 농민적 행태다. 농업을 7~80년대 산업의 희생양으로, 오늘에는 물가의 희생양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민회는 7월 4일 전국농민대회를 시작으로 9월과 11월로 이어지는 농민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농민 스스로 생존권을 쟁취하고 윤석열 정권의 농업·물가 정책에 항의하고자 다양한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이날 △국가책임농정 실현과 농업인 생존권 쟁취 △기후재난 근본대책 수립 △쌀값 보장과 양곡관리법 전면개정 △저관세·무관세 무차별 농산물수입 중단 △근시안적 물가정책 폐기 등을 주장했다.  

/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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