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첫 도민회의 화두, 지역소멸
창원 지원부터 저출생 해결책 제언
산업 생태계·도민 인식 전화 요구 커
박완수 지사 "비제조업 창업 활성화"

새해 첫 경남도민회의 화두는 청년 정주·지역소멸 극복이었다.

청소년에게 경남을 알리는 콘텐츠 개발, 경력보유여성 채용 때 기업 지원, 새싹기업과 협업해 저출생 문제 해결, 지역 특화형 청년 창업 활성화 등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2일 도청에서 열린 올해 첫 도민회의에 참석한 도민 70여 명은 새해 도정에 바라는 경남 미래·정책을 말했다.

경남도는 2일 도청에서 올해 첫 도민회를 열고 도민 정책제언을 들었다. /경남도
경남도는 2일 도청에서 올해 첫 도민회를 열고 도민 정책제언을 들었다. /경남도

배경하 지역문화콘텐츠연구소 대표는 “결혼해 경남으로 이주했다. 경남에 와보니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더라”며 “하지만 사회적 위기감을 느꼈고 취업 문을 두드렸지만 역시 좁더라”고 말했다. 대기업 출신 경력보유여성이었던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지역 유휴공간과 청년을 이어주는 중개 기반을 만들었고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2000% 올랐다”며 “올해는 도내 경력보유여성을 위해 창업 컨설팅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박재홍 코드오브네이처 대표는 새싹기업 국외진출 도전기를 소개했다. 박 대표는 “양산에서 창업해 이끼 포자배양기술로 황폐화한 토양을 회복하는 일을 한다”며 “국내에서 실험한 토양 회복 자료를 토대로 8일 미국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 기술창업 펀딩 지원 덕에 급속도로 성장했다”며 “경남에서 태어나 경남에서 먹고사는 청년을 채용해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호진 서경방송 연출자는 서울을 동경하고 지방을 기피하는 현상이 문화적으로 고착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청년지켜 지방방위대> 프로그램을 제작해 서울 대신 지역을 선택한 청년 강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김 연출자는 “서울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청소년을 만나보니 지역을 잘 모르더라”며 “조기교육이 필요하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경남 인물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 대한 한계보다 가능성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경남도는 2일 도청에서 올해 첫 도민회를 열고 도민 정책제언을 들었다. /경남도
경남도는 2일 도청에서 올해 첫 도민회를 열고 도민 정책제언을 들었다. /경남도

참가자들은 구체적인 요구를 했다. 구수룡 스낵365 대표는 미취업 경력보유여성을 채용할 때 지원해달라고 했다. 그는 “2019년 창원에서 창업한 간식 복지서비스 기업이다. 100명 정도 일하는데 그중 70%가 경력보유여성과 어른신이다”며 “경력보유여성은 자녀 하원시간에 맞춰 오후 4시께 퇴근한다. 경영자로서 부담되지만 업무 능력면에서 도움이 크다”고 말했다.

채도운 진주 보틀북스 운영자는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지역에서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채 씨는 “시군 6곳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데 요식업을 취급한다. 청년 창업가의 소품, 공방, 책 등도 취급하면 좋겠다”며 “지역민이 공공배달앱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 당일 받을 수 있다면 수요가 늘 것이다. 지역 소상공인도 지역 청년도 살 수 있다”고 했다.

오천호 ㈜에코맘산골이유식 대표는 하동군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유식 식기를 지원하는 것처럼 다른 시군도 새싹기업과 연계한 사업을 펼치자고 제안했고, 양소윤 ㈜삼천포블루스 이사는 행정 지원이 필요한 지역 특성화 창업을 위해 청년 정책 예산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청년 유출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백시출 창원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경제단체지만 큰 관심은 지방소멸 문제다. 올해 기업들과 협업해 나름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며 “청년 감소는 지역 경제를 악화시킨다”고 우려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동남권 청년인구 비중. 경남지역도 감소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동남권 청년인구 비중. 경남지역도 감소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젊은이가 경남을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와 교육인데, 일자리가 없어서 떠나는 게 아니라 청년이 선호하는 산업이 없어서다”며 “제조업 중심 도내 산업을 비제조업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업을 활성화하면 젊은이가 정주하고 산업 생태계도 다양해진다”며 “지역 창업을 단계별로 추진하고자 올 상반기 추경 때 예산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경남 인구 중 청년인구 비중은 2010년 6.1%에서 2020년 5.8%, 2022년 5.4%로 감소했다. 반면 수도권 청년 인구 비중은 2010년 52.8%에서 2020년 53.7%, 2022년 54.5%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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