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백악기 발자국 화석
이족 보행 악어로 밝혀져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에서 발견된 중생대 백악기 원시악어가 공룡처럼 두 발로 걸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주교육대학교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는 네이처 자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한국의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대형 이족 보행 악어류에 대한 보행렬 증거'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김경수 교수에 따르면 현재 살아 있는 모든 악어는 육지와 물속을 오가며 살아가는(반수생) 대형 파충류이다. 육지에서는 네 발로 이동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악어류 발자국 화석들은 네 발로 걷는 4족 보행의 발자국 화석들이었다.
김 교수는 "사천 자혜리에서 발견된 백악기 대형 악어 발자국 화석은 두 발로 걸었던 이족 보행 악어류가 남긴 흔적으로 이는 세계 최초의 발견이며, 두 발로 걷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원시악어가 우리나라 백악기 호숫가에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발자국 길이가 18∼24㎝로 발자국 길이에 근거한 원시악어의 몸길이는 최대 3m로 추정된다. 이 원시악어 발자국은 '바트라초푸스 그란디스(Batrachopus grandis)'라는 새로운 이름(신종)으로 명명되었는데, '대형 바트라초푸스 원시악어 발자국(large Batrachopus)'이라는 의미이다.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발가락이 네 개이며, 첫 번째 발가락이 가장 짧고,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길다. 발가락마디 흔적도 잘 보존돼 있다. 발자국에는 발바닥 지문, 즉 발바닥 피부 자국이 보존돼 있으며, 이는 현생 악어의 발바닥 피부 패턴과 거의 일치한다.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보행렬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 흔적 10여 개가 함께 발견됐다. 이런 보행렬 패턴은 이 원시악어가 무리를 지어서 이동하는 습성을 가졌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천 자혜리에서 발견된 두 발로 걷는 악어 발자국 화석은 남해군 가인리와 사천시 아두섬에서도 발견됐고, 두 발로 걷는 익룡 발자국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발자국 주인공이 어느 동물인지는 이견이 있어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일부는 공룡 발자국과 사람 발자국이 함께 발견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익룡도 사람도 아닌 두 발로 걷는 악어 발자국으로 최종 확인된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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