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등 2000여 명 궐기…부산항공클러스터 추진 규탄, KAI 인수포기 요구
최근 대한항공과 부산시가 '항공산업 육성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에 사천시민들이 뿔났다.
대한항공의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인수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가 28일 오후 3시 사천체육관 앞에서 KAI 인수에 나선 대한항공과 부산시가 체결한 협약식 철회와 대한항공의 KAI 인수를 저지하기 위한 '대한항공의 KAI 인수반대 범시민 궐기대회'를 했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범시민대책위원회 60개 단체 회원과 시민, 새누리당 여상규(사천·남해·하동) 국회의원, 정만규 사천시장 등 2000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궐기대회에 참석한 사천시민들은 '사천시민 분노한다 대한항공 막아내자', '빚쟁이 대한항공 거짓말쟁이 대한항공'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과 어깨띠를 두르고, 사천체육관에서 출발해 사천농협, 사천읍시장을 지나 탑마트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김인 범시민대책위원장은 "사천시민들은 비행기 소음 등 많은 피해를 입고 있지만, 항공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모든 것을 참고 살아왔다. 그런데 KAI 인수에 나선 대한항공이 KAI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비겁한 짓거리에 분노하고 규탄한다"며 "KAI 인수에 대한항공을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만규 사천시장은 "KAI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되느냐 하는 것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미래가 걸려 있는 것은 물론 사천지역의 사활이 걸린 일"이라며 "부채비율 1000%에 육박하는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하고자 하는 것은 미래항공산업을 역행하는 것이다. 사천시민이 힘을 모아 사천을 궁지로 몰아넣는 대한항공을 반드시 막아내자"고 결의를 다졌다.
여상규 국회의원은 "사천·진주는 이미 항공산업의 기반이 잘 갖춰진 지역이다. 그리고 국가항공산업단지 지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에 항공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대한항공은 KAI 인수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이어서 "KAI 민영화 문제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도지사 출마한 사람들이 (이 자리에)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도지사 할 생각이 없는가"라며 도지사 후보들의 불참을 꼬집었다.
범시민대책위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은 물론 국가 항공산업 발전계획에 위배되는 부산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대한항공의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를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리고 사천지역의 대표기업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민영화를 보류하고, 사천지역을 중심으로 한 항공산업의 집적화 육성을 위한 '항공국가산업단지'를 조속히 지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진주시의회도 부산시와 대한항공이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한 데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진주시의회는 28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에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부산시와 대한항공 간 MOU를 체결함으로써 경남에서 추진 중인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므로 우리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부산시 강서지구에 대규모 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경남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과 중복되어 지역 항공업체의 유출과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므로 부산시와 대한항공은 이런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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