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에 있는 국내 유일의 항공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대한항공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정책금융공사·삼성테크윈·현대자동차·두산으로 구성된 KAI 주주협의회가 보유한 지분 56.41%(6월 말 기준) 가운데 41.75%를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하고, 16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이날 한국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대한항공 한 곳뿐이다.

대한항공은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주식 매각 공고와 관련해 8월 16일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오는 20일 예비입찰 공고를 내고 31일까지 예비입찰 제안서를 받기로 했다. 본입찰 시기는 10월께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다른 인수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할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매각 가격을 높이려고 예비입찰 마감 때까지 진입을 제한하지 않기로 해 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는 KAI 매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한진그룹 특혜'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KAI비상투쟁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 1700명의 노조원을 47대의 버스에 나눠 태우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산업은행 앞으로 향했다. 이들 노조원은 대부분 월차휴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상경집회에는 'KAI 민영화 저지를 위한 시민사회연대회의' 소속 사천 시민도 일부 참가했다. 상경집회단은 산업은행 앞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MB정권 부실매각 규탄 결의대회'를 가졌다.

특히,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가 KAI 민영화에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김 후보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상경 시위를 벌이는 한국항공우주산업노조 집회에 참석하고서 "회사의 민영화와 부실매각 저지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