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기 통합진보당 대표 후보는 경상남도 정무부지사 시절 많은 화제를 남겼다. 한국 지방자치사에 유례가 없었던 지방공동정부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경남도청에 입성하는 것부터가 센세이션(sensation)을 불러일으켰다.
공무원들 중에는 강병기 전 정무부지사의 출현에 당황하는 이들이 많았다.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투쟁가로서의 이미지가 각인된 탓이었고,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 소속 정치인이 선출직 행정가로 뽑힌 적이 없는 경남의 정치 지형상 본능적 거부감이 발동한 때문이기도 했다.
또한 경남 최초의 야권 무소속 도지사였던 김두관 지사에 대한 정체 파악이 안 된 상황에서 그보다 더 강성(?)이었던 강 전 부지사까지 가세하니 불안감까지는 아니더라도 돌발 변수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했을 법하다. 하지만 기우였다.
강 전 부지사는 도청에서 공무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렸다. 옥상 흡연 공간에서 홀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으며 일선 공무원들과 자연스럽게 흡연 토크를 하기도 했다. 진보적 가치를 행정에 접목시키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도의원들과 마찰이 없었던 바 아니나 사석에서 만난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은 강 전 부지사를 일컬어 "미워할 수 없는 정치인의 미덕을 갖추었다"고 호평했다.
![]() |
||
그랬던 그가 지난 4·11 총선에서 반새누리당 단일화 경선에 패배하고도 그 결과에 불복하면서 씻을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당권파니 비당권파니, 울산연합이니 경기동부연합니 하는 어지러운 정치적 포지션이 소개되고 있다. "강 전 부지사가 그런 인물인지 몰랐다"는 반응이 공무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어차피 당원들이 당 대표를 선출할 일이겠지만, 강 전 부지사가 전 국민적 심판대에 서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오해를 받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진면목이 어떻게든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