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해양신도시 조성사업, 이런 식으로 밀어붙여가며 할 것인지 정말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시의회를 통과했다 해도 핵심 문제들은 걸러지지 못한 채 그대로 남아있고, 주민 갈등은 골이 계속 깊어지게 생겼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해양신도시와 가장 직결된 계획인 가포신항 건설은 번지르르한 그림은 치우고 신랄한 지적들을 새겨가며 재검토해서 대폭 축소해야 한다. 이미 추진 중인 돝섬 활성화사업과도 충돌하지는 않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마산 원도심 재생사업과 이해관계가 상충하지는 않는지 여러 가능성을 놓고 조목조목 검토해봐야 한다.
여기에 더해 해양신도시 건설이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도 조사해봐야 한다. 시신 인양지는 당시 시신이 떠오른 바다를 중심으로 지난해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 신도시를 인공섬형으로 지을 경우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시 주장처럼 거리가 어느 정도 있어 직접 문화재보호구역을 침해하지는 않을지라도 인공섬 조성으로 조류가 달라지게 되면 지금도 붕괴 중인 문화재 석축 안벽이 아예 무너질 위험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공섬으로 바뀐 해류 탓에 바다오염이 심각해질 가능성도 크다. 기껏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놓고 개발사업이 미칠 영향을 제대로 타진해보지 않은 채 서두르는 것은 행정의 기본 상식에 어긋난다. 한편에서는 민주성지 마산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역사민주공원으로 조성한다면서 문화재 영향 검토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식으로 외면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인 마산 중앙부두와 그 앞바다가 지니는 역사적 의미나 가치는 단순히 과거 유물이 아니다. 통합 창원시가 민주도시 마산을 계승하고 있다는 핵심 아이콘이요, 엄청난 유무형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다. 겉으로만 화려한 개발사업에 눈이 어두워 역사문화적 유산을 우습게 여기다간 창원시는 껍데기만 남을 수밖에 없다.
해양신도시 조성사업은 시민의 혈세낭비가 우려되는 위험한 도박에 가깝다. 그렇지않아도 말도 많고 탈도 많게 생겼는데 창원시가 전방위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고 강행한다면 뒤탈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철저한 대책을 준비하기 전엔 함부로 손대는 일이 없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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