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고등학교 1학년 때였나. 친구 집에 가려고 마산에서 시내버스를 타 한참을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창원시 반지동이었다. 마산 안에만 있던 내가 창원이라는 도시를 처음 경험한 때였다. 마산과는 달리 도로 주변에 잔디가 있고 곳곳에 큰 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도시 전체가 공원으로 다가왔다. 창원시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사를 하지 않고도 지난해 7월부터 창원시민이 되어버렸다. 통합으로 창원시민이 된 지 이제 1년 5개월 가까이 됐다. 그런데 아직 창원시민이라는 말이 어색하다. 때때로 입에서는 '마산시'라는 말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주변을 봐도 '마산시민' '진해시민'이라는 말을 여전히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행정적 통합은 됐지만, 정서적 통합은 여전히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통합 자체를 부정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기 때문인데, 이는 곧 통합 당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데 따른 '태생적 한계'라 할 수 있다. 이 꼬리표는 계속해서 따라붙을 것이고, 통합 창원시의 화합에 두고두고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최근 통합청사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주민 투표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주민 투표에 대한 예도 몇 가지 있는데, 다음과 같은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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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분리하자는 것에 대한 여론 조사를 해서,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으면 정식 주민 투표에 부치자. 통합 때 주민 의견을 묻지 않았기에, 지금이라도 다시 주민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 만약 부결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태생적 한계 꼬리표를 떼는 효과가 있어 이후 창원시 화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최근 브피링 자리에서 "통합청사 갈등이 길어지면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는데, 그 내용과 시기에 대해서는 일절 밝히지 않으며 "모든 가능성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 구상에 '분리에 대한 주민 투표'는 포함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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