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출근 걱정에 '대박'

지난 14일 경남 중·동부 지역에 때아닌 '2월 폭설'로 시민 대부분이 불편을 겪었지만, 도리어 견인업체와 찜질방, 숙박업소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눈 폭탄'에 도로 곳곳이 엉망이 되면서 바퀴가 눈에 파묻혀 헛돌거나 차량끼리 부딪치는 등 사고가 잇따랐고, 출근 대란을 걱정해 일터 인근에 있는 찜질방과 여관에서 잠을 잔 노동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창원에서 차량 견인 일을 하는 김모(45) 씨는 16일 "폭설 전에는 하루평균 2~3대 정도 견인했는데, 14일 당일에만 거의 1시간에 1대꼴로 10여 대를 끌었다"면서 "이날 밥을 한 끼밖에 먹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 몸은 고단했지만, 모처럼 제대로 '견인했던' 하루였다"고 웃었다.

마산회원구에서 차량 견인 일을 하는 박모(39) 씨도 "그동안 일이 없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때아닌 폭설로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엄청난 양의 눈이 내리면서 제시간에 출근하지 못한 직장인들이 속출했다.

집이 부산인 직장인 이모(36) 씨는 "14일 오전 7시 40분에 출발했는데, 회사에 도착하니까 오전 11시 30분이었다"면서 "다음날 아침에도 비슷하게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이날 회사 근처 찜질방에서 잠을 잤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이틀 연속 지각'할 수 없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인지 회사 주변 찜질방과 숙박업소도 덩달아 활기를 띠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마산자유무역지역 근처에서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평일에는 방이 절반 가까이 비는데, 14일 저녁에는 금방 방이 찼다"면서 "온 손님 대부분이 자유무역지역 직원이었다"고 말했다.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에 있는 찜질방 관계자도 "이날 평소보다 100명 이상 손님이 더 찾았다"면서 "특이한 점은 남자 손님들이 많았다. 다음날 출근 때문인지 잠을 자고 간 손님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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