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출범 100일을 맞아 경남도민일보가 각 분야별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김두관 도지사와 박완수 창원시장에 대한 여론 성향 조사를 해본 결과는 약간 이채롭다. 김 지사에게는 응답자 중 58명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냈으나 박 시장은 31명에 그쳤다. 지역의 정치적 정서가 한나라당 편향인 점을 감안할 때 무소속인데다 야당세가 강한 김 지사가 한나라당인 박 시장보다 더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배경이 무엇인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조사는 지지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적극적 의사표시라기보다는 정치인 선호도를 측정하는데 무게가 실렸다는 한계가 있긴 하다. 그러나 단순 비교이긴 하나 박빙의 승부 끝에 어렵게 당선된 김 지사는 당선 수치만큼의 호응도를 얻고 있는데 반해 압승을 거둔 박 시장은 절반의 성공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세를 보임으로써 초반 정치력에 명암이 엇갈렸음을 보여줬다.

기초단체장보다는 광역단체장이 정치적으로 더 많은 소재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런 가정 아래 지난 100일 동안 김 지사는 낙동강 사업과 관련한 환경론적 소신을 통해 세상 사람들의 이목과 조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에 따른 대응력을 시험받은 결과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을 받은 것이다. 정부와의 위험한 대결 국면에도 지역의 여론 주도층은 소신을 굽히지 않는 김 지사에게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박 시장에게 이 논리를 역으로 대입하는 것은 물론 적절치 않다. 다지역간 행정통합이란 그저 일상사가 아닌 탓이다. 축적된 경험도 없고 교과서 같은 지침서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단체장으로선 처신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첫 통합시장에 대한 호감이 겨우 31%에 머문 것을 설명하는 자료로 될 수 없다는 것 또한 자명하다. 옛 마산과 진해시민들의 상실감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일련의 비판에도 귀 기울여야 하겠지만 그보다는 좀 더 근원적인데서 이번의 전문가 설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뭔가 부족한 데가 없는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가. 무소속 지사도 제 할 말을 하면서 여론을 선도하고 있는데 집권 여당의 지원을 받는 통합시장은 과연 어떤가.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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