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북산단·시민버스·수정만STX유치 등 관련, 집회·항의방문 줄이어
마산시청이 민원에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정오 무렵 진북면 신촌마을 주민 20여 명이 부시장실을 예고 없이 찾아와 '준 점거'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부터 신촌마을 근처에 주강공장이 들어왔는데, 이 공장에서 나오는 유독가스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빠끔한 날이 없다" = 마을주민 이강현(72) 씨는 "애당초 진북산업단지를 만들 때 첨단산업, 즉 전자산업 공장 등 조용하고 깔끔한 공장이 들어설 것이라고 시에서 주민을 꼬드겨 놓고서는 유독가스가 풀풀 풍기는 주강공장이 들어왔다"면서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시에서 했다면 이렇게 오지 않았다. 그런데 주민설명회, 공청회 한 번 없었다"며 비난했다.
시청 비서실 관계자가 "부시장님께서 내일 오전에 마을로 직접 가시겠다고 했으니 이만 돌아가라"고 하자, "본인이 직접 와서 이야기해라. 그러기 전엔 오늘 우리는 못 나간다"며 시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분노의 계란' 투척…시민단체는 못 만나겠다는 부시장 = 오후 1시 30분. 시청광장에 긴장감이 돌았다. 전경이 '경찰 통제선'을 치고 출입을 제한했다. 10여 분 뒤 '체불임금 지급·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한 (유)시민버스 노동자와 가족 80여 명이 시청광장 앞에 집결해 구호를 외쳤다.
"임금체불 악덕업주 추한식을 구속하라!" "시민버스 관리 제대로 못한 마산시도 각성하라!" 노동자들은 20년 넘게 일했건만 부도로 말미암아 퇴직금 한 푼 못 받게 됐다며 '악'을 쓰며 구호를 외쳤다. '잃을 게 없는 자들의 구호'가 시청 광장에 울려 퍼졌다.
마산중부서 정보과의 중재로 광장 한복판에서 조광일 건설교통국장과 시민버스 비상대책위 간부들이 면담을 했다. 최완석 비대위 대변인은 81명의 자필서명이 담긴 문서를 건네면서 비대위 교섭권 인정을 요구했다. 조 국장은 "문서는 문서대로 검토하겠다. 가까운 시일 내로 대표자를 구성해 다시 만났으면 한다"고 짧게 말하고 나서 헤어졌다.
1분이 채 지났을까. 갑자기 광장 앞 도로변에 있던 시민버스 노동자들이 시청건물로 '생계란'을 던졌다. 광장은 계란 범벅이 됐다. 시청 정문 계단에서 '마산시의 수정만 매립사업 정산협약의 특정기업 특혜 의혹과 시민의 돈 24억 회수를 위한 감사청구(3월 26일 감사원에 청구) 기자회견'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수정마을STX 주민대책위원회, 수정만 STX유치문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때아닌 '계란 세례'를 받을 뻔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수정대책위 관계자와 주민이 오후 2시 3층 상황실로 올라오면서 부시장 면담을 요구한 신촌마을 주민과의 묘한 조우가 이뤄졌다.
대책위 관계자는 미리 약속하고 온 터였다. 하지만, 부시장 대신 정규섭 비전사업본부장이 왔다. 대책위와 약속했던 면담조건이 달라졌다는 것인데, 시민단체 관계자를 빼고 순수(?)한 주민과 면담을 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라고 했다.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은 "우리가 나가 줄 테니까 부시장 빨리 오라고 해라"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부시장은 지역행사 참석을 이유로 약속시간이 38분이나 지난 오후 3시 38분에 도착했다. 신촌마을 주민도 김영철 부시장으로부터 직접 13일 오전 11시 신촌마을을 방문한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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