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암갯벌 바지락·우럭조개 등 서식 확인환경단체 "수질 개선 · 생태계 복원 증거"
이에 대해 환경단체는 비교적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어패류가 마산만에 사는 것은 '죽음의 바다로 불렸던 마산만이 되살아난 증거'라고 해석했다.
10일 오후 1시 마산 봉암대교 아래 갯벌에는 인근 주민 20여 명이 장화를 신고 호미, 삽을 들고 바지락과 우럭조개를 캐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날 오전부터 이곳에서 우럭조개와 굴, 파래까지 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주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주민은 작업을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가져 온 양동이 한 통 15㎏가량을 채웠다. 이 모(78·마산시 봉암동) 씨는 "이곳에 우럭조개와 바지락이 가득하다. 오늘 처음 왔는데 벌써 10㎏은 너끈히 캤다. 가족과 함께 먹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김점순(65·진해시) 씨는 "봉암동에 사는 친구가 이곳에 조개가 많다고 해서 3월 초부터 친구들끼리 조개 캐러 왔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우럭조개가 물이 깨끗해지면서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봉암 갯벌 부근에서 물고기를 잡는 한 어민은 조개뿐 아니라 참게, 민물장어까지 잡힌다고 설명했다.
어민 이영근(62·마산시 봉암동) 씨는 "깨끗한 바다에 사는 참게, 민물장어, 도다리까지 이쪽에서 2~3년 전부터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조사를 나온 마창합포만살리기연합회,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등 마산만살리기시민연합회 관계자 10여 명은 우럭조개가 난다는 것은 '마산만이 되살아났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전한수 마창합포만살리기연합회 회장은 "30여 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조개를 봤는데 마산만 수질이 좋아진 것 같다. 시에서 마산만에 대해 더 신경 써서 계속 개선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곳은 STX 공장과 성동조선 사이에 있다. 성동조선 앞이 매립되면 이처럼 수질이 개선돼 생태계가 되살아난 곳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매립 반대의 근거로 삼았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마산 수산사무소는 우럭조개는 깨끗한 바다에만 사는 조개로 이곳에서 우럭조개가 발견된 데 대해 의아해했다.
마산 수산사무소 관계자는 "마산만 수질이 3급수 수준인데 우럭조개는 보통 2급수 이상 깨끗한 곳에 산다. 진짜 우럭조개가 봉암갯벌 쪽에서 발견됐다면 신기한 일이다. 직접 현장을 확인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패류 채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마산시청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마산만은 지난 1979년 바다 오염으로 어패류 채취가 금지됐다. 주민이 채취한 어패류가 중금속에 오염돼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며 "10일 오후 마산지방해양항만청에 공문을 보내 수산물품질검사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어패류 오염도 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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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자치행정1부에서 창원시, 창원시의회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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