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일보기념사업회 주최 창원 강연
"죄 지었으면 벌 받는 게 원칙" 강조
장호권 전 광복회장 같은 자리 강연
"새 정부 최우선 과제는 국민 통합"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돌던 강당 내부에서 한 사람 목소리에 시선이 집중됐다. "언론보도로 알려졌듯이 김건희 씨가 그저께 아산병원에 입원했다. 특검 조사를 피하려는 꼼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틀림없이 꼼수가 맞다." 지난해 김 씨에게 명품 가방(디올백)을 건넨 당사자 최재영 목사 발언에 10여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 목사가 자세를 바로잡고 다시 입을 뗐다. "누구든지 죄를 지었다면 벌을 받는 것은 기본 원칙이다. 그런데 김건희 씨는 죄를 짓고도 벌 받지 않았다. 예외 없이 처벌돼야 한다."
최 목사는 지난 18일 오후 6시 30분 창원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본사 3층 강당에서 강연했다. 사단법인 민족일보기념사업회, 언론소비자주권연대, 한겨레신문 주주 독자 모임 초청에 따른 것이다. 그는 이날 창원을 찾아 '국민주권정부 출범과 진보의 역할론'을 주제로 발언했다. 송순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 박진해 전 MBC경남 대표이사, 임재택 부산대 교수 등 시민사회·정치·학계 인사 등 20여 명이 자리에 함께했다.
최 목사는 강연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많은 잘못이 은폐돼 김건희 씨는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았다"며 "반면 문제를 제기한 나는 지금까지 숙소를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종 고소 고발은 물론 폭행과 같은 크고 작은 테러도 20여 건 겪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디올백 수수 문제를 비롯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천 개입,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 씨를 철저히 수사해 죗값을 치러야 국민 정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특검 발동으로 고구마 넝쿨 딸려오듯 여러 문제가 추가로 드러나게 될 거다"라면서 "뇌물, 청탁 등 조만간 순대로 모든 게 확인된 걸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관련해서는 조건 없는 지지보다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게 건전한 비판을 해야 한다는 말도 꺼냈다. 그는 "나 역시 이번 정부가 누구보다 잘 되길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이번 정부에서 나는 레드팀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시민은 권력 감시견이 되어 더 철저하게 이재명 정부가 정도를 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궤변과 억측으로 정부 발목을 잡는 실정인데, 이럴수록 국민은 올바르게 정책 제안해 대통령을 밀어주고 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최 목사와 함께 장호권 전 광복회장도 강사로 참여했다. 동일 주제 발표에서 장 전 회장은 "정부가 새로 출범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있다"며 "국민주권정부는 내란 종식을 염원하는 국민 뜻이 담긴 정부인 만큼, 또다시 과거처럼 집안싸움, 이권 다툼을 벌이다가 허송세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당장 새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국민 통합"이라며 "진정한 국민 통합은 내란을 일으킨 세력을 종식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민주주의를 파괴한 내란 세력 척결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 역할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정상적인 지성으로 뭉쳐 정부에 갈 길을 제시하고, 끌어주며,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며 "국민이 집단 지성을 정상적으로 발휘해 앞장서서 정부를 바로잡아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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