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두 번째 연대 성명 발표
"그들이 겪는 상황, 우리가 걸은 길과 다르지 않다"
투쟁기금 모금해 조선하청노동자에 전달하기로

경남지역 장애인 지원단체가 한화오션 조선하청노동자들에게 연대 손길을 내밀었다.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는 2022년 7월 4일에 이어 지난 24일 두 번째 연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두 차례 성명에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겪는 상황이 우리가 걸어왔던 길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 이상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존엄과 평등을 지키는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한화그룹 본사 앞 30m 높이 철탑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김 지화장은 지난 15일 오전 철탑에 오른 뒤로 지금까지 계속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 /독자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한화그룹 본사 앞 30m 높이 철탑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김 지화장은 지난 15일 오전 철탑에 오른 뒤로 지금까지 계속 고공 농성을 하고 있다. /독자

장애인 지원단체가 그간 별다른 접점이 없던 조선하청노동자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힌 배경이 뭘까. 윤종술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3년 전 있었던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파업을 거론했다.

그는 178㎝, 73㎏ 체형을 가진 노동자 1명이 다리조차 펴기 어려운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31일을 버텼지만, 삶이 나아진 게 없다고 했다. 거기다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이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본사 앞 철탑 위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는 보도까지 접하면서 더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화오션 사태가 수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하청노동자 가운데 가족이 있거나, 서로 아는 사이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약자들이 겪는 고통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또 이를 공감하기에 연대 성명을 냈습니다. 탄핵 이슈 때문에 외로운 투쟁이 돼 버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22년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방문해 철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022년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을 방문해 철 구조물 안에서 농성 중인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술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대표. /최석환 기자
윤종술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 대표. /최석환 기자

윤 대표는 앞선 하청노동자 파업 때 나온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구호가 장애인 부모들이 수도 없이 던진 외침과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연대 의미로 성명에 이은 추가 단체 행동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그가 밝힌 다음 행동은 투쟁기금 전달이다. 

"일주일가량 모금 운동을 벌이고 나서 하청노동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에요. 우리 장애인 부모들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고, 모금에 나서면 금방 많은 돈이 모일 거예요. 힘든 사람들이 모여 연대해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어요. 연대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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