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조사 기관에 문의 않고 사업 강행
성곽 복원 정비에 조사 성과 미반영
왜성 잘못된 복원...가치 상실 지적도
시 "사업 검증 과정 거쳤을 것" 해명

사천시가 선진리왜성 복원사업 전 발굴조사를 진행했던 문화재 연구조사기관에 제대로 된 자문을 하지 않고 성곽복원 공사를 강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2년 12월 27·28·29일 자 1·18·19면 보도/2일 자 18면 보도

경남문화재연구원 선진리왜성 발굴조사에 참여했던 한 책임연구원은 지난달 31일 <경남도민일보>와 통화에서 “발굴기관과 연계해서 기관이 도면을 작성하고 그에 따라 복원 공사가 이뤄져야만 그런대로 비슷한 성벽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선진리왜성 복원 때는 (시로부터) 문의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발굴조사를 진행할 무렵 신경 써서 작업을 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밝혀낸 조사성과가 복원 정비에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복원사업이 끝난 사천 선진리왜성 전경. /김연수 기자

그는 선진리왜성을 두고 발굴성과와 맞지 않는 내용으로 성곽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대형 할석(쪼갠 돌)을 이용해 성벽을 쌓았다는 점과 큰 돌 사이사이에 작은 돌을 끼워 넣어 견고성을 높인 축성법 등 발굴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 복원 정비에 담기지 않았다는 취지다.

책임연구원은 “현재 왜성은 복원이 완전히 잘못돼있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언젠가 우연히 그 당시 왜성 복원에 참여했던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분에게 앞으로 어디 가서 성곽복원하지 말라고 뭐라고 한 적도 있었다”며 “지금 선진리왜성은 성곽이라고 볼 수도 없는 거고 성벽이라기보다는 축대를 쌓아놓은 거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성은 1.3km가 넘는 선진리성 토성을 그대로 활용해 비슷한 규모로 축성돼있는 구조였다”며 “발굴 따로 복원 따로 사업이 진행돼버린 상황이라 왜성은 문화재로서 가치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거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반면 선진리왜성 복원사업 설계도를 짠 한 건축업체 대표는 원래 성벽 원형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추진됐기 때문에 사업 성공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선진리왜성 복원은 원형복원이라기보다는 추정복원을 했다고 봐야 한다”며 “사업이 잘됐다, 못됐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남형래 사천시 문화체육과 팀장은 “왜성 복원은 문화재위원들의 조언을 받아서 진행된 사업인 만큼 검증을 거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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