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레터 '보이소'가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구독자들의 애칭을 정하기로 한 건데요. 다른 뉴스레터들에 비하면 사실 좀 늦었죠? 계속 미루기만 했었는데 새로 온 김해수 뉴미디어부장이 일사천리로 추진했습니다.구독자 추천을 받아 선정된 이름은 바로 '콜콜이'입니다. 귀엽지 않나요? '미니들' '톡톡이' 등 다른 의견도 있었지만, 뉴미디어부원 모두가 신중하게 선정했습니다. 애칭을 추천한 구독자 의견을 소개합니다.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는 코너이니 '콜콜이'는 어떤가요. 개인적으로 ○○일보라는 이름을 붙인 신문들이 조
뉴스레터를 만들다 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좋은 문제의식으로 출발해 취재에 공을 들인 기사를 더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하나의 주제를 꼼꼼히 파고든 기획 기사가 오히려 관심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기사 한 편이 길고 여러 편에 걸쳐 연재하다 보니, 바쁜 직장인들이 선뜻 첫 문장을 읽지 못하는 거죠.뉴스레터 '보이소'는 이런 기사들을 더 자주 소개하려 했습니다. 뉴스레터라는 매체 특성을 살려 기사 본문보다 친근하게 내용을 풀거나, 지난 연재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기도 했죠. 최근 한 구독자가 '말해주이소' 코너(구독
얼마 전 창원에 눈이 제법 내렸습니다. 좀처럼 눈 구경을 하기 힘든 동네라 출근길이 많이 당황스러웠지요.종잡을 수 없는 기후 변화 탓에 익숙하던 계절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했죠.얼마 전 뉴스레터 '보이소'에 미얀마 교민들의 사정을 실었는데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벌써 4년이 흘렀는데, 미얀마 민주주의의 겨울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경남에도 2000명 이상의 교민들이 사는데, 이 중에는 난민 자격으로 체류하는 사람도 있습니다.그중에는 홀몸으로 빠져나와 가족들과 생이
연일 한파에 옷장 구석에 있던 털장갑과 목도리를 꺼냈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진 퇴근길에는 특히 단단히 채비하는데요, 추위가 만만치 않습니다. 회사 건물에서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10분 남짓. 중무장을 뚫어내는 칼바람이 야속하게 느껴집니다.바깥이 추운 만큼 집 현관문을 열었을 때 와락 안기는 따뜻한 공기가 어찌나 반가운지요. 그제야 방한 갑옷을 하나둘 풀어봅니다. 역시 사람을 녹이는 것은 언제나 온기입니다.집이라면 응당 외세의 풍파로부터 몸을 지킬 곳이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웃도 있습니다. 6일 자 '보이소'에서 소개한 '겨울이 힘
설 연휴가 유난히 길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휴식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건 아니라는 현실도 마주하게 됩니다.설 전날, 어머니께 옷을 사러 가자고 졸랐습니다. 모처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죠. 어머니는 평소 자주 가는 대형 마트 옷가게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옷을 고르는 동안, 이번 연휴 얼마나 쉬시는지 가게 사장님께 물었는데요.본사 직원들은 6일 연휴를 온전히 쉬지만, 가맹점 사장인 본인은 정책상 설날 하루밖에 쉴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벌써 10년 가까이 그렇게 지내와서 익숙
부끄러운 국회의원, 지방의원들의 소식을 계속 전해드리게 됩니다. 최근에는 이미애(국민의힘) 김해시의원이 "김해에 빨갱이가 많다"는 발언을 했다가 뭇매를 맞았죠.그뿐인가요? 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회 의원들이 직접 음모론과 극우 유튜버 영상을 유통하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창원광장 탄핵 반대 집회에서 25명 이상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합법', '탄핵 무효'를 외친 사람들이니 새삼스럽지는 않습니다.국회의원들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몸으로 막은
'내란성 불면증'에 시달린 나날이었습니다.15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됐는데요.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3일 만이었고,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 최초의 사례였지요. 체포가 공식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도 마음 졸이던 분들이 많았습니다.헌법재판소 결정 전까지 시간을 끌며 탄핵 반대 여론을 결집하려던 대통령의 노림수는 첫 단계부터 깨졌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체포 순간까지도 누리소통망(SNS)으로 '부정선거' 같은 음모론을 제기하는 한편, 공조수사본부 조사에는 진술 거부로 일관하고 있죠.다음 단계는 구속입니다
최근 누리집에서 기사를 읽는 독자들이 늘었습니다. 뉴스레터를 타고 오신 분들이 많다면 좋겠지만, 정작 이유는 따로 있겠지요. 온 국민이 종일 뉴스를 들여다봐야 할 상황이 강제됐으니까요.드라마·예능·음악에서 뉴스로 시선이 돌아오는 일을 항상 바랐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심각한 소식이 잇달아 터져나오는 만큼, 지나간 뉴스는 빠르게 잊히니까요. 아무리 중요한 의제라도 내란·탄핵이라는 블랙홀에 빨려들어버립니다.어제(9일)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날이었습니다. 박 전 단장은 '채수빈 해병 순직
지난해 8월 시작했던 뉴스레터 '보이소'가 어느새 100회째를 맞았네요. 정신 없이 지나간 1년이었습니다.사실 마음속으로는 더 빨리 지나가버리길, 새해가 어서 찾아와주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돌아볼까요. 새해 벽두부터 야당 대표가 정치 테러를 당했고, 어설픈 의대 증원 정책이 전국을 혼란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 27건이 한 해 동안 거부권에 막히기도 했죠.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까지 재의를 요구한 법안 중 81%에 달하는 수치입니다.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난해 끝자락에 터진 일들에
성탄절(25일),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보내셨나요? 저는 홀로 보내고 말았네요. 그래도 잠깐 밖에 나가 케이크 하나 사왔답니다. 이런 때일수록 더 외로운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대다수 시민이 하루하루 살아내느라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는 동안, 지난한 투쟁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이죠. 경남 도내에도 시민 연대가 필요한 곳이 많습니다. 거제 조선소에서 임금과 단체협약 타결을 위해 단식을 이어가는 하청 노동자들이 대표적이죠.다행히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이분들도 외롭지 않았을 것 같아요. 시민들의 연대가 서울 남태령을 넘어 조선 하청 노동자들
뉴스레터 독자 의견을 싣는 보이소 코너가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내란 사태의 엄중함 속에서 '사설'이 채워야 할 자리가 컸기 때문입니다. 신문사 소신과 주장을 담는 사설은, 이런 위기의 순간에 더욱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하니까요.한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인 시민들이지만, 각자가 품은 열망은 광장을 넘지 못하고 묻혀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말이죠.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를 돌아보면 그 걱정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촛불혁명'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했지만, 정작 정치권은 시민들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담아
4일 새벽은 길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저도 다 만들었던 뉴스레터를 갈아엎고 '불법 비상계엄 사태 특별판'을 다시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국회가 발 빠르게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가슴 한켠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어요. '대통령이 끝내 헌법을 무시하고 계엄을 유지한다면?', '군이 불법 명령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헌법재판소마저 위협받는다면?' TV 화면을 바라보며 온갖 시나리오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한 구독자 분이 불법 비상계엄 상태를 지켜보던 당시의 심정을
뉴스레터 '보이소'가 어느덧 77회를 맞았습니다. 행운의 숫자 7이 두 번 들어간 숫자라는 의미를 괜히 부여하고 싶은데요.구독자 여러분은 행운이 '좋은 습관'에서 온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운동선수들은 무의식적인 습관을 넘어, 의식적인 루틴을 고집스레 반복하기도 하죠. 외부 환경 변화가 컨디션에 끼치는 영향이 큰 만큼, 스스로를 다잡는 수단이 되니까요. 그런 자기 통제의 결과, 우리가 행운이라고 부르는 일들이 일어나는 거겠지요.'매일 아침 기사 읽기'는 다른 형태로 의미 있는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고립된 개인에서 벗어나 사회로
구독자 수 세계 1위 유튜버가 누구인지 아시나요? 바로 미국 국적의 '미스터비스트'입니다. 7일 동안 버려진 도시에서 생존하기, 독방에서 일주일 보내기와 같은 도전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그의 구독자 수가 무려 3억 명입니다.그에게 세계 1등에 등극한 비결이 무엇인지 많은 이들이 묻습니다. 그는 한 미국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서 자신의 영상 제작 비결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직관적인 섬네일 만들기, 첫 5초에 시청자의 신뢰 얻기 등 유튜브 채널을 조금이라도 운영해본 사람은 알만한 내용들이었죠.그런데 마지막에 그가 앞의 잔챙이 노하우들은
14일은 2025학년도 수능 날이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한파가 찾아와 수험생들을 떨게 했지만, 올해만큼은 포근했어요. 떨리는 발걸음으로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 등 뒤에서 마음을 담아 배웅하는 부모님들, 결과와 상관없이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선생님들의 염원이 모여 고사장 입구를 따스하게 달궜습니다.지난 2년은 수험생들에게 특히 혹독했습니다. 교육 정책은 본래 수험생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으로 설계되어야 하지만, 이 암묵적인 원칙이 흔들린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지난해 수능을 앞두고는 시험이 불과 5개
"석열아, 더 나빠질 것도 없다. 소신껏 해라." 월간 에 나온 윤석열 대통령 서울대 동기들의 응원이에요. 7일 대통령 기자회견을 보니, 정말 소신껏 임하신 것 같습니다. 모두가 궁금해한 김건희 여사 관련해서는 "순진한 면이 있어 도움받으면 못 끊는다", "대통령을 도와 원만하게 하려는 걸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을 새로 써야 한다"고 말했죠. 여러모로 예전 인터뷰에서 디오르 백을 받은 일을 두고, "박절하지 못했다"고 한 말의 연장선으로 느껴집니다."누구를 공천 주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외압
이번 주 기사를 돌아보니, '뿌리'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각자 사정으로 타향에 살지만, 해마다 전국체전 해외동포부 경기에 참여하는 사람들. 50년이 지나도 여전히 친부모를 찾는 니콜라스 데몬 씨 같은 사람도 있지요.타국에서는 때때로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느낌을 받습니다. 인종차별 같은 극단적인 형태가 아니라도 '어딘가 다른 사람'으로 보니까요. 그럴수록 '나와 같은 사람들'이 궁금해지고 그리워지는 건 인지상정이겠죠. 인간은 사회적 동물 아니겠어요?고국에 산다고 뿌리에 관심이 없을까요? 그것도 아니죠.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 민
2주 연속 퐁당퐁당 휴일이 이어졌어요. 뉴스레터지기는 쉬는 동안, 평소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들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었습니다.모두 한 사람 몫을 하며 평범하고 성실히 살고 있더군요. '신문이 요즘 힘들 것 같은데…'라며 걱정해 주기도 했어요. 답답한 기사만 나와 염세적으로 변하는데, 눈을 돌리면 재미난 볼거리가 가득하다면서요.틀린 말은 아니죠. 한동안 넷플릭스 가 화제였습니다. '계급장을 뗀 요리 전쟁'을 내세웠는데요. 재미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공정성 부재'를 은연중에 꼬집는 구조였어요.단연
언제 더웠느냐는 듯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가을이 왔다는 거겠죠.한동안 폭염·폭우 관련 소식이 뉴스레터에 가득했는데요. 가을에는 더는 재난 관련 속보 없이 무탈하길 바랍니다. 대신 눈여겨봐야 할 지역 사회 의제나, 계절에 어울리는 감성 어린 소식을 전해드리면 좋겠어요.가을은 특유의 정서를 지닌 계절입니다. 눈길 안 주던 책에 괜히 손이 가고, 연락하지 않던 지인에게 가끔 외로워 전화를 걸기도 하죠. 청명한 하늘 아래를 걸으면서 음악 감상하는 사람들도 많아집니다. 음악의 힘이란 대단하죠. 때로는 노래 가사에서 마음을 대변하는 문장을 발
지난 주말 억수 같은 비가 경남을 덮쳤습니다. 경남뿐 아니라 남부권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죠.일부 지역은 거의 재난에 준하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사람들이 급히 대피하고, 차량이 물에 둥둥 뜨고, 문화유산 일부가 무너져내리는 사고도 있었지요. 뉴스레터 '보이소'도 사고 상황과 이후 문제점 진단까지 이번 주 내내 관련 기사를 실어날랐습니다.비가 갠 다음 날 지역에 배달된 몇몇 전국 종합일간지 1면을 보니, 청명한 가을 하늘 사진을 크게 실어 놨네요.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은 폭우 소식이 없는 곳도 많았죠. 하지만, 이런 사진을 비 피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