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이전·도청2청사 공약에 눈 쏠려…'홍준표 스타일' 불식해야

김두관 전 지사가 도청을 떠나고 5개월 보름 남짓 도지사 권한대행 체제였던 경남도정이 새로운 선장을 맞았다. 홍준표 당선인이 이끌어 갈 '홍준표 도정'은 어떤 모습일까. 당선인이 공언한 '힘있는 도지사'가 도정 안팎에 어떻게 투영될지 관심이다.

가장 눈에 띌 변화는 각종 기획단의 등장이다. 도청이전기획단, 도정개혁단, 민자사업특별팀 등이다.

홍 당선인은 당내 경선 때부터 도청 마산 이전과 진주 2청사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를 위해 이른바 '도청이전기획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청 마산 이전 공약은 갈수록 힘을 잃는 분위기이지만 당선인의 대표 공약이라는 점에서 쉽게 물릴 수 없다. 홍 당선인은 '창원시와 시의회가 창원시청사 문제를 결정하는 것을 보고' 도청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지하다시피 창원시의회가 청사 문제를 해결하리라는 기대를 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박완수 창원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더더욱 홍 당선인은 애초 공약을 내놓을 때 호언장담과는 달리 창원시 결정에 맡기겠다는 분위기여서 한동안 혼란과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경남도지사로 당선된 홍준표(가운데) 새누리당 후보가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선거 사무실에서 부인 이순삼 씨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뻐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그렇다 해도 진주 2청사 건립 문제는 진행해야 한다. 도청이전기획단의 애초 업무는 2청사를 어떤 형태와 규모로 어디에 지을 것인가다. 출장소 형태일지 명실상부한 2청사 규모를 갖출지 관심사다.

'도정개혁단'은 최근 당선인이 공을 들인 공약이다. 투표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선인은 "정무부지사 별 것 아니다. 도정개혁단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정개혁단 혹은 행정개혁추진단은 청렴도를 높일 제도적 방안과 조직개편안을 만드는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은 검사 출신임을 내세워 부패 도정을 척결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청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더불어 기존 상·하 관계를 뒤엎는 조직개편이 몰고 올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도지사의 방침을 기다리는 사업들도 변곡점에 있다. 민간사업자와 마찰을 빚는 마산로봇랜드 사업의 연속 여부, 김해유통관광단지 최종 정산 문제 등이다. 특히, 공석이거나 공석이 될 출자·출연기관장 임명 문제가 전면에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남해대학 총장, 경남FC 대표이사, 람사르환경재단 이사장, 산청의약엑스포 집행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고, 협의권을 가진 창원경륜공단 이사장도 공석이다. 역시 공석인 정무부지사와 교체 방침을 밝힌 행정부지사, 정무·정책특보 인선도 관심이다.

정무부지사에 대해 홍 당선인은 "정무는 도의회와의 관계 조율 업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도의회와 관계에 우회적으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비교적 수월한 자리'라는 이유로 측근인 김정권·조진래 전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도의원들이 대부분인 도의회와 더욱 돈독한 밀월관계도 예상된다.

홍 당선인은 그보다 행정부지사에 더욱 역점을 두고 있는데 도 재정 위기를 고려해 '예산전문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에게 인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는데,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보궐선거로 옹립한 도정과 달리 새 정부 출범은 내년 2월로, 이전에 이전 정부가 국가공무원을 임명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더불어 정부부처 안에서도 나름 콧대 높은 기획재정부 국장급이 1년 반짜리 도정의 행정부지사로 경남에 올지 의문이다.

이 외에도 전임 지사 사업인 모자이크 사업 지속 여부, 당선인 사무실을 점거한 장애인 단체와 갈등, 무상급식과 비정규직 센터 예산과 관련한 문제가 난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절대 평범하지 않은 '홍준표 스타일'이 독단과 독선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정치인 도지사로 '마음은 콩밭에 가 있다'는 걱정도 불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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