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무상급식 놓고 정책대립 팽팽…거가대교 등 도정 사업·공과도 다시 부각
본선에 들어오니 사정이 달라졌다. 도지사 보궐선거가 대선에 묻혀 '묻어가는 선거'가 될 것이라던 우려는 기우였다. 정치 고단수 홍준표(새누리당)-권영길(무소속) 후보 간 '빅매치'가 성사된 게 큰 몫을 했다. 선거 초반부터 하루가 멀다고 쟁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안은 물론이고 이전 경남도정의 공과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본선 전 지역을 뜨겁게 달구었던 '도청 마산 이전'과 '마창진 재분리' 공약은 오히려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정치적인 해결 영역을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데다, 홍 후보는 도청 이전 공약에 대해 '도민 의견 수렴'이라는 보완책을 내며 한 걸음 물러났다.
이런 가운데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대한항공이 부산시와 항공클러스터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천시민들을 대로하게 했고, KAI 민영화 논란으로 이어졌다. 매각 일정이 대선과 도지사 보선 후로 연기되면서 대선과 도지사 보선 결과에 따라 KAI 운명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전적 민영화'라 표현하며 건전한 자본 참여와 고용승계 대전제를 내세운 홍준표 후보에 이어 새누리당 경남선대위도 29일 논평을 내고 대한항공 KAI 인수 반대, 부산시와 협약 체결 철회를 요구했다. 민영화한다면 새 정부 출범 이후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새로운 도지사 '방침'을 기다리는 중대 현안들도 자연스럽게 쟁점이 됐다. 민간시행자의 사업 의지가 도마에 오른 마산로봇랜드 사업은 이번에 동결된 무상급식 예산과 맞물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무상급식 동결에 가장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는 쪽은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다. 이 후보가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임채호 도지사 권한대행을 규탄한 데 이어 교육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남학교급식 예산동결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임 대행 발언을 규탄하면서 도지사 후보에게 무상급식에 대한 견해를 묻는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다음 달 1일까지 답변을 받아 공개한다.
앞서 홍 후보는 당 대표 시절, 오세훈 서울시장 주민투표 때 "무상급식은 대표적인 포퓰리즘"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병하 후보와 권영길 후보는 무상급식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대행은 마치 오세훈 시장 대접을 받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행한 공윤권(민주통합당·김해3) 도의원은 "임 대행이 도 재정에 비해 무상급식 예산 규모가 너무 크다며 '피가 끓는 심정'이라고 말했다"며 "현 정부 국가공무원이니 한계가 있다. 무상급식 예산 자체에 불만이 많았고 김두관 지사가 그만두자마자 동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임 대행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사업 전체를 깎을 수 없을 만큼 깎았다"면서도 "다른 예산이 삭감된다 해도 무상급식 예산 확충은 안 된다. 지금 상황이나 전망으로 보면 추경예산 반영도 쉽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오후에 다시 자료를 내 "재정 상황에 대해서 피가 끓는 심정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도정을 공격하는 것은 공동정부 한 축이었던 통합진보당 이병하 후보나 야권 단일후보로 김두관 전 지사와 같은 처지인 권 후보도 자유롭지 않아,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본선 시작 후 잠시 수면 아래 가라앉은 듯했던 야권 단일화 문제도 본격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이날 지역 노동계는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병하-권영길 후보 간 야권 단일화를 촉구했는데, 이 문제는 도지사 선거 내내 관심사가 될 것이다.
이밖에도 '민주주의 전당 마산 유치' 건도 새누리당 경남 공약과 권 후보 공약에 동시에 실려 진정성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여기다 권 후보는 이날 경남도 대표적인 골칫거리인 거가대교와 마창대교 문제를 단기적으로 재계약, 장기적으로 매입 후 도민펀드 조성 등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약해 민자사업 해결책을 두고도 설전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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