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오탁방지막 아슬아슬 비켜가며 운항…창원시-업체 '네 탓' 공방
지난 25일 창원시 마산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승객을 태워 출발한 돝섬 여객선은 마산해양신도시 매립 현장을 지그재그로 통과했다. 바지선 두 척을 둘러싸고 설치된 오탁방지막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갔다. 터미널에서 돝섬까지 직선으로 운항하던 직항로가 지난달 폐쇄되면서 매시간 여객선을 띄우는 (주)돝섬해피랜드는 터미널에서 출발해 돝섬까지 오탁방지막을 따라 좌회전과 우회전을 거듭하는 곡예를 벌인다.
선장 안영강 씨는 "창원시가 오탁방지막을 피해 다니라고 표시해 둔 부표가 바람과 파도에 따라 조금씩 움직인다. 혹여 배에 걸릴까 노심초사다. 그동안 세 번이나 스크루에 부표 줄이 감기기도 했다"며 "또 모래를 퍼붓는 바지선이 위치를 옮길 때마다 뱃길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 위험하다. 늘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주)돝섬해피랜드는 창원시가 마산해양신도시 조성공사로 돝섬 운항로를 가로막았지만 선박안전운항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용환 대표이사는 "지난달 27일 해양항만청 관제센터로부터 우회 운항을 요청받았다. 하지만, 우리가 허가받은 영업구간에 대한 보상과 해결책이 없는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임의적으로 우회할 수 없다. 또 시가 제안한 우회항로는 항만청과 세관 등 행정선과 뱃길이 겹치기 때문에 정시에 출발하는 여객선은 시간을 조정하기 어렵고, 오탁방지막 50m 간격 사이로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차라리 반대편 서항 쪽 오탁방지막을 벗어나 운항하는 게 안전하다. 현재는 보상문제로 그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산해양신도시 매립으로 주말 30분마다 띄우던 여객선을 1시간마다 운항하고 있을 정도로 승객이 감소했다. 흙탕물이 바다에 퍼지면서 바다가 오염돼 불쾌감도 주고 있다. 안전에 대한 해결책과 함께 영업 손실을 창원시와 현대산업개발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는 우회 운항에 대해 돝섬 직항로 폐쇄에 따른 유류비 증가분과 감가상각비 등 보상액 7000여만 원을 산정해 보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창원시 관계자는 "두 달 안으로 보상금을 수령하면 보상문제는 끝이 난다. 하지만, 항로 안전성에 대해서는 돝섬해피랜드가 책임을 져야 한다. 시는 현 터미널에서 항로를 터미널을 출발해 어시장 방향으로 완전히 오탁방지막을 우회해 운항하라고 권유해왔는데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게 문제"라는 입장이다.
돝섬해피랜드 관계자는 "그렇게 운항하면 문제를 제기해온 안전성이나 직항폐쇄에 따른 영업손실 보상에 시 입장을 인정하게 되는 격"이라며 "공사집행정지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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