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해경 "외국산 81%사용"..추후 도청과 개발공사 수사할 듯
일명 '짝퉁 거북선'을 건조해 25억여 원을 편취한 금강중공업 대표 ㄱ(51) 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8일 구속됐다.
통영해양경찰서(서장 김영구)는 이날 오전 통영해경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북선·판옥선 건조 과정에서 국내산 소나무가 아닌 저가의 수입 소나무(일명 미송)를 사용하고도 마치 전량 국내산 소나무를 사용해 건조한 것처럼 속여 사업비 25억여 원을 편취한 금강중공업 대표 ㄱ(51) 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지난 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벌여 오후 6시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1592년 거북선 등 군선 원형 복원사업'은 경남도에서 남해안 시대를 이끌어 갈 경남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 개발을 목표로 추진한 '이순신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시행된 사업으로 국비 5억 원, 경남도 도 예산 15억 원, 거제시와 통영시에서 각 10억 원 등 40억 원의 사업비를 교부해 지난 2008년 1월 25일 경상남도개발공사와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고 경상남도개발공사에서 발주해 진행한 사업이다.
ㄱ 씨는 지난해 2월 이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돼 같은 해 3월 초 경상남도개발공사에 착공계를 제출해놓은 상태에서 국내산 소나무를 구하고자 강원도, 경북 등지에 다녔으나, 설계내역서에 맞는 규격의 국내산 소나무를 사실상 구하기 어려울뿐더러 벌목비와 운송비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국내산 소나무 가격의 3분의 1에 불과한 저가의 수입 소나무(Hemlock 등)를 재료로 사용해 사업비를 편취하기로 한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ㄱ 씨는 15개월간 거북선 등 2척의 원형 복원사업을 시공하면서 사용된 목재 21만 8840재(1재(才) : 너비 3㎝, 두께 3㎝, 길이 3.6m) 중 대부분인 81%에 해당하는 17만 7805재를 지인이 운영하는 목재업체 2곳으로부터 값싼 수입산 목재를 구입해 사용했고, 선체 일부에 사용된 국내산 소나무 역시 선박 건조용으로는 낮은 품질의 소나무를 사용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밝혀졌다. 통영 해경이 지난 7월 국립산림과학원에 의뢰해 거북선 등 2척의 주요 26개소 목재를 표본 채취해 수종 분석한 결과 역시 26개소 모두에 수입 목재가 사용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ㄱ 씨는 해양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수입 목재 사용량을 속이고자 가짜 증빙서류를 제출하고 사전에 국립산림과학원에 수종 분석을 의뢰해 수입 소나무와 국내산 소나무가 명확하게 수종이 구별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후 발주처에 제출할 임업시험성적서에 사용될 목재는 국내산 소나무만 시료 채취해 수종분석 의뢰하는 등으로 발주처를 속였다고 밝혔다.
통영해경 수사 관계자는 "이번 거북선과 판옥선 건조 사업은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해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소중한 자료로 활용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데, ㄱ 씨는 역사자료 복원의 사명감을 망각한 채 이윤을 남기기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한편, 통영해경 수사 관계자는 "감독 기관인 경남도청과 개발공사 담당 공무원에 대해서는 사건 관련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조만간 출석을 요구해 수입 소나무 사용을 알게 된 시점과, 알았다면 설계변경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