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추경삭감 후 대화하려 마련된 자리..정무부지사 사과에도 의원들 질타
"이게 뭐 하는 거야 지금!",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경상남도가 경남도의회와의 소통 확대를 위해 마련한 '도정 주요 현안 보고' 석상에서 터져 나온 말들이다. 6일 오후 경남도의회 상황실에는 강병기 정무부지사와 경남도 실·국장, 그리고 허기도 의장을 비롯한 부의장,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등 30여 명이 한자리에 앉았다.
최근 경남도 추경예산 삭감으로 또다시 제기된 경남도-경남도의회 간 소통 부재론 때문에, 경남도가 제안하고 경남도의회가 받아들여 마련된 자리였다. 그러나 첫 분위기부터 험악했다. 회의 식순에 따라 '국기에 대한 경례'가 끝나자, 김오영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업무보고에 국기에 대한 경례가 왜 필요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허기도 의장은 "처음 마련한 자리이다 보니 (집행부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뼈있는 농담으로 받았다.
허기도 의장은 "소통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갖고 귀중한 시간을 마련해 뜻깊게 생각한다"면서도 "도지사가 참여하지 않아 아쉽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동식 부의장(한나라당·사천2)은 "오늘 무엇 때문에 오는지도 몰랐다"며 "일상적으로 업무보고할 내용을 들고와서 소통하자는 게 말이 되냐"고 불쾌해했다.
김오영 의원은 집행부가 준비해온 업무보고 서면 자료를 들어 올리며 "여러 번 숙지하고 제안 설명 이미 받았던 내용"이라며 "의회 사무처가 미리 회의 내용을 조율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김해연(진보신당·거제2) 의원 역시 "집행부 처지에서는 예산과 직결된 문제이다 보니 오늘 들고 온 내용이 주요 현안일 수 있지만 도민들이나 의원들은 주요 현안이 아닐 수 있다"며 "이런 현안은 상임위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경남도는 '2012 학교급식 예산 지원', '경남발전연구원 운영비 지원', '모자이크 프로젝트 추진',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등 총 11개 항목의 도정 현안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었다. 업무보고 첫머리에 강병기 정무부지사가 의회를 향해 '폭거'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던 일을 언급하며 "정제되지 못한 언어로 의원님들의 명예에 누를 끼친 점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도의원들의 집행부에 대한 질타는 계속 이어졌다. 업무보고가 무산될 위기까지 갔으나 성계관 경제환경위원장(한나라당·양산3) 등이 "이렇게 모인 것도 소통 아니냐"며 회의 재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경남도가 들고 온 '도정 주요 현안 보고'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실국장들과 도의원들 간 자유 토론이 이어졌다. 다양한 '소통론'을 쏟아냈으나, '반쪽 만남'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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