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모자이크사업 예산 요구에다 광역시 승격 발언..도, 200억 이상 안돼
경남도와 창원시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3개 시가 합쳐진 통합시에 걸맞게 도비 지원을 해달라는 창원시와, 도 전체 균형발전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경남도의 인식이 맞부딪치는 양상이다. 여기에 김두관(왼쪽) 경남도지사와 박완수(오른쪽) 창원시장은 공식석상에서 서로 우회적으로 꼬집는 발언을 하기도 해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에 불거진 경남도와 창원시 간 의견 대립은 '모자이크 프로젝트'에서 발생했다. 모자이크 프로젝트는 18개 시군에 200억 원씩 총 3600억 원이 지원되는 사업인데, 창원시는 3개 시가 합쳐졌기에 600억 원을 지원해줘야 순리에 맞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실제 모자이크 프로젝트 사업 1 선정 때 창원시는 △창원 중앙로 명물거리 조성(창원) △마산 구도심 도심재생(마산) △해양레포츠타운 조성(진해) 등 3건의 사업을 신청했고, 총 소요 사업비는 600억 원이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사업 유보 결정을 내렸고, "200억 원 이상 지원은 안 된다"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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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타 시군과 동일하게 200억 원만 지원한다는 것은 통합으로 인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남도 관계자는 "모자이크 프로젝트의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창원시보다 더 열악한 지역들이 역차별 받는 건 (창원시가) 왜 생각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창원시는 굽히지 않고 있다. 오는 8월 말께 결정 날 것으로 보이는 2차 선정 과정에 창원시는 2건의 사업을 신청했다. △프로야구 신규 야구장 건립(400억 원)과 △해양레포츠타운 조성(200억 원)이 바로 그것으로 여전히 예상 사업비는 600억 원이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지난 5일 지역구 도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모자이크 프로젝트 2차 신청 사업이 모두 선정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건의했으며 박완수 시장 역시 의지를 표명했다.
수천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규 야구장 건립을 앞두고 창원시는 '실탄' 끌어모으기에 혈안이 돼 있고, 경남도는 '창원시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김두관 지사는 지난 12일 정연희 의원(한나라당·창원3)의 도정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신설 야구장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에 모자이크 프로젝트 사업으로 선정되더라도 야구장 건립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도의회와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혔었다.
당시 정연희 의원의 도정질문 내용은 사실상 창원시가 경남도에 요구하는 사안들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서 김 지사의 발언이 주목받았다. 이날 정연희 의원은 도세로 들어가는 창원경륜공단 레저세를 야구장 건립 등 창원시 현안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경륜공단은 경남도와 창원시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이사장은 창원시에서 추천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고서 "분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도움을 줄 수 있게 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김 지사는 박완수 창원시장이 광역시 승격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곱지 않은 속내를 나타낸 바 있다. 박완수 시장은 통합시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창원시민들 66.8%가 광역시를 원하고 있고 광역시 승격을 대안으로 찾을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는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도정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통합 효과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지금으로서는 지역 통합의 성패를 판단하기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창원시를 광역시로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통합 인센티브는) 창원시가 우리 도 출신 국회의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 대처하면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훈수하기도 했다.
2011년도 예산이 5조 8400억 원인 경남도와 2조 2400억 원인 창원시 간에 벌어질 '예산 줄다리기'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광역시 승격 문제를 둘러싼 논란 역시 언제든 부상할 전망이어서 경남도와 창원시 간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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