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서 논란..경남도 "인프라구축 아닌 신성장동력 창출 위한 것"

김두관 도지사가 역점시책으로 삼고 야심 차게 추진하는 '모자이크 프로젝트'가 도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각 시군의 특수성을 살린 사업을 모자이크처럼 배치해 '이질적이면서도 조화로운' 개발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애초 의도와는 달리, 시군의 요구가 묵살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도로 건설 등의 지역 주민 숙원 사업이 1차 선정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도지사의 치적용 사업이 아니냐는 비난이 가세했으며, '3600억 원짜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도의회와 상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경상남도 2011년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사가 시작된 가운데, 20일 열린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에서는 모자이크 프로젝트 설계용역비 15억 원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경남도의회

하지만 경남도는 시군 특성을 살려 신성장동력을 마련하자는 취지가 도로 건설 등의 인프라 구축 사업과 혼동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재정상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모자이크 프로젝트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모자이크 프로젝트가 20일 경남도의회에서 논란이 된 건 기획행정위원회 추경예산안 심사장에서였다.

이번 추경안에는 최근 1차 선정에서 뽑힌 7개 사업 중 5개 사업(김해·밀양·창녕·산청·합천)에 대한 설계용역비 15억 원이 책정돼 있었다.

이 때문에 모자이크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논쟁이 불붙었고, 결국 이 예산은 삭감됐다.

강석주 의원(한나라당·통영2)은 "200억 원은 엄청나게 큰돈인데 일괄적으로 배분되니까 시군에서는 큰 사업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사업 자체를 무리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강 의원은 이번 1차 선정에 통영국제음악당 건립 사업이 뽑힌 데 대해 "계속 사업으로 추진하면 도비가 120억 투입되는데, 모자이크에 선정되면서 125억 원이 지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지원되는 예산이 줄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는 일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박재현 기획조정 실장은 국제음악당 예산 지원에 대해 "올해 국비 10억 원, 도비 5억 원이 반영되는 등 사업에 진척이 없으니까, 통영시는 빨리 완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판단하고 모자이크 프로젝트에 사업신청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대겸 의원(무소속·고성1)은 주민 숙원 사업이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고성군에 있는 도의원, 군의원, 읍면장들이 모여서 상의한 사업이 1차 선정에서 부결됐다"며 "고성에서 꼭 추진되어야 할 사업인데 외부 심사위원들이 고성군의 숙원 사업을 부결했다고 하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천성봉 정책기획관은 "200억 원이라는 큰돈을 지원하는 건 규모 있는 사업을 할 기회를 주기 위함인데, 작은 단위 사업을 여러 개 묶어서 제시하다 보니 지역의 염원사업이라 하더라도 배제된 것 같다"며 "2차 3차 선정 과정에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도지사 임기 내 모자이크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려다 보니 부실한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영기(무소속·밀양1) 의원은 "밀양 아리랑 파크 조성 사업은 장소 문제 때문에 시민들과 집행기관이 갈등을 빚고 있는데, 장소를 바꾸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시민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도지사 임기 내에 꼭 해야 되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박재현 기획조정 실장은 "사전 절차를 거치다 보면 시간 지연될 수 있고, 2년 정도 늘어날 수 있다. 꼭 임기에 맞추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준희 위원장(한나라당·합천)은 "3600억 원이라는 돈도 어차피 도가 지원해야 할 인프라 구축 사업을 절약하고 모아서 마련한 것 아니냐"며 "자칫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천성봉 기획관은 "모자이크 프로젝트는 인프라 구축 사업이라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데 중심을 둔 사업"이라며 함평 나비 축제 등의 예를 들었다.

또한 "시군에서 개발전략이 있어도 평상시에 지원해줄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종잣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고, 각 시군에서 사업을 선정할 때 도의원들과 긴밀하게 상의할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모자이크 프로젝트와 관련된 설계 용역비 15억 원은 내주에 있을 예산결산 특별위원회와 본회의에서도 첨예한 논쟁거리가 될 것으로 보이며, 예산 삭감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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