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문화 창조' 참여 기회 생겨

1월 1일 0시. 마산 불종거리에선 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타종식을 했습니다.

시민들 새해다짐은 추운 겨울 날씨에도 계속되었지만 무엇보다 신난 사람들은 상인과 지역 정치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상인들도, 시의원도, 국회의원도 새해 덕담은 마산 원도심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바로 국토해양부 산하 도시재생사업단의 도시재생 시범도시(테스트베드)로 창원시 마산이 선정된 것에 큰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심재생에 관한 사업단의 연구 성과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2014년까지 3년간 1364억 원을 들인다는 계획이랍니다. <관련기사 6면>쉽게 풀자면, 다양한 신약(도시재생 연구물)을 만들었는데 진짜 아픈 사람을 찾아보니 창원시 마산이 선정되었고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모르지만 일단 임상치료를 시작하겠다는 것입니다. 암환자처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침체된 원도심이 소문난 명의를 찾지 않을 이유가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박수치며 환영하는데 미술인들이라고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친 박수의 이면에는 다른 기대심리가 있지 않나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시절 대규모 사업이 벌어질 때 생기던 떡고물을 기대하기에는 이번 사업은 운영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프로젝트 쏠이 진행했던 창동 골목길 벽화. /경남도민일보 DB

소프트웨어 주력·대안적 도시 재생…지역 문화·역사성 재해석 방향 유력

기존 사업이 전면철거 후 재정비되는 그동안의 도시정비 방식이라면 이번 사업은 대안적 도시재생 모델이 될 예정입니다. 아케이드 등 시설 현대화 사업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도 별 성과가 없자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사업으로 국내 도시재생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뀐 후 첫 진행될 사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미술인들이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빈 점포와 골목길 활용 특화사업이 가장 주목됩니다. 이미 창동, 오동동에는 1549개 점포 중 절반이상이 비어있는 상황이라 빈 점포 활용이 사업내용의 중요 골자 중 하나가 될 전망입니다.

이미 도시재생 사업단은 지방도시 특성과 쇠퇴, 통계자료 분석, 현장조사를 통해 150개 도시재생기법 중 효율적으로 적용 가능한 16개의 예비기법을 개발해놓고 있습니다.

이중 지역 예술인이 참여할만한 기법은 창업상가 인큐베이터 기법과 주민주도형 커뮤니티디자인 기법 정도가 예상됩니다.

창업상가 인큐베이터 기법은 빈 점포를 지자체가 임차, 매입하여 리모델링 후 소규모 창업 신청자에게 일정기간 저렴한 비용으로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미술인들이 전시기획이나 작품판매시장으로 활용해 볼만합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젊고 진취적인 예술인들이 도전해 볼만 하다고 여겨집니다.

주민주도형 커뮤니티디자인 기법은 이미 공공미술이란 개념이 널리 퍼져 익숙합니다. 주민이 주도하는 공공디자인을 통해 공간의 이미지화를 통해 도심의 볼거리를 만드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전신주, 바닥, 골목, 벽화디자인이 선보인 적 있습니다.

예술인도 '아이디어 발굴' 노력 필요

도시재생에 있어서 공공미술의 역할이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문화타운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오랜 역사성으로 지역민의 생활 속 문화를 미술로 재해석하는 것임을 감안하면 커뮤니티 디자인 기술 적용이 유력합니다.

커뮤니티 공공디자인 동아리를 조직하여 상시 운영하여 지역 공공디자인 갤러리와 함께 지역 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조성된 공공디자인은 지역 역사교육의 배경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활동했던 경남대 유장근 교수를 중심으로 꾸려진 '마산 도시탐방대'가 좋은 본보기로 역사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창원시 마산은 후발주자입니다. 창원과 함께 시범도시로 꼽힌 전주시는 지난해 6월부터 도시재생사업단을 만들어 도시 공간 재창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민의 높은 관심도와 함께 도시재생 발굴 전국 아이디어 공모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지역 미술인들이 이번에는 단순참여가 아니라 아이디어 제안서를 들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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