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만 문제 해결을 위해 창원시가 꺼내든 민간조정위원회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다자간 갈등 구조로 3년을 끌어온 수정만 민원은 옛 마산시에서 통합시로 바통이 넘겨졌지만 관민협의체로는 한계점에 노출됐기 때문에 민간조정에 의한 자율적 합의에 한 가닥 기대감을 걸게 된 것이다. 행정통합 후 창원시가 여러 차례 당사자 간 직접 협의 기회를 가졌으나 진전이 없었던 것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박완수 시장은 그 카드를 꺼내들면서 '최후수단'임을 피력하고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방도가 없다는 뜻의 자괴감을 표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민간조정위가 거중 역할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헝클어진 실마리를 찾는다는 보장은 없다. 만일 민간조정위마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창원시는 손을 놓아버릴 것인가. 그 다음은 더 난감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배수진을 치는 각오로 조정 역에 임해달라는 충정 어린 당부의 표현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렇다면 민간조정위의 역할이 참으로 막중하다. 크고 작은 민원 중에 수정만 문제는 가장 고질적이며 고난도의 대표적 민원이다. 발단은 옛 마산시가 대기업 유치를 위해 당초 주거단지로 승인된 매립지 용도를 공장용지로 변경하면서 비롯됐다. 소음·분진 등으로 주거환경을 침해당한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시와 주민이 반목하는 한편 주민 사이에도 찬반양론이 대립함으로써 다자간 갈등이 얽히고 설켰다.
거기다 종교시설까지 관련돼 통일된 대안을 찾는데 실패했다. 사정이 이와 같으므로 민간조정위가 각 이해 당사자들이 고수해온 일관된 이견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모범 답안을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다.
선정된 민간조정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능력과 자질 면에서 그 역할을 맡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편견이 끼어들 여지가 없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일부 위원들은 위촉장을 전달받은 후 촌평을 통해 그 같은 우려되는 바를 직시하긴 했다. 위원들이 추천 당사자들의 입장에 성실한 나머지 그들의 이익 증대에 집착한다면 조정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서로 샅바 싸움을 벌일 생각은 버리고 최선의 공동선이 무엇이며 그걸 획득키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를 먼저 논의한 후 문을 두드려야 할 것이다. 묵은 분쟁이니만큼 힘겨운 작업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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