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마창노동운동

1970년대를 연 것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었다. 그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친 후 분신하면서 수많은 청년지식인이 노동현장에 투신했다. 1980년대를 연 것은 광주민주화운동이었다. 신군부의 등장으로 노동운동은 위축됐다. 하지만 민주화를 향한 민중의 요구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고 같은 해 7·8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번졌다. 하여 1990년대를 연 것은 1990년 1월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결성이었다. 어용노조란 시비가 끊이지 않던 기존 한국노총이 아닌, 민주노조들이 모여 전국 단위 조직을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사에서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전노협은 다시 1995년 지금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으로 이어진다. 전노협과 민주노총으로 가는 그 길의 중심에, 그리고 최선봉에는 마산·창원노동조합총연합(마창노련)이 있었다. 그 역사는 영광이기도 했지만 끝없는 고난이었다. 무엇보다 인간성 회복을 위한 여정이기도 했다.

"1970년대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마산·창원지역은 어떤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가.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위대한 성과를 가장 온전하게 발전시킨 주역이 바로 마산·창원지역이다. 수많은 활동가가 구속, 수배, 해고를 무릅쓰고 오직 노동 3권 보장과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했던 노동운동의 심장부였으며, 마창노련을 건설하여 전노협 사수 투쟁의 선봉에 섰던 선진노동자들이 살아 숨 쉬던 곳이었다. 1987년 마산수출자유지역 여성노동자들과 창원기계공단 남성노동자들은 막강한 구사대 폭력을 막아내고, 광풍 같은 공권력을 물리치며 끝내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넘어 마창노련의 깃발을 세웠다." (정경식 열사 추모 자료집, 2011)

1989년 마창지역 노동자들이 마산수출자유지역 후문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