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 경남]이경숙 전 도의원·배달호 열사 등 30여 명 이곳에 잠들어

민주노총 경남·부산·울산지역본부는 올해 합동시무식을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에서 했다. 이곳은 '노동운동가 성지'라 불린다. 경남·부산·울산지역 노동 열사 30여 명이 묻혀 있기 때문이다. 전교조 합법화 투쟁을 하다 1991년 세상을 떠난 고 신용길(부산 구덕고) 선생 이후로 하나둘 이곳에 잠들었다. 지난 2007년에는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5·1절 남북노동자 통일대회'에 참석한 북측 인사들이 이곳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솥발산 공원묘원 주차장 쪽에는 열사들이 묻혀 있는 안내판이 있다. 이경숙 전 도의원, 배달호 열사 같은 이름도 보인다.

경남·부산·울산 노동열사 30여 명이 묻혀 있어 '노동운동가 성지'라 불리는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 전경. /남석형 기자

이경숙 전 도의원 묘에는 '여성해방운동가'라고 적혀 있다. 서울여대를 졸업한 그는 1981년부터 마창지역 노동자와 함께했고, 1987년 '노동자 대투쟁'에 나섰다. 이후 마창여성노동자회 초대 회장, 경남여성회 회장을 맡았다. 2002년부터는 민주노동당 도의원으로 활동하다 2004년 과로로 쓰러지면서 세상을 떠났다.

두산중공업 조합원 배달호 열사는 해고자 복직,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며 2003년 1월 분신 자살했다. 손배·가압류를 통한 노동자 탄압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해고자 복직 등을 위해 싸우다 분신 자살한 배달호 열사의 묘.

배달호 열사 묘 뒤에는 그가 남긴 유서가 담겨 있다. 내용 중 일부분이다.

'출근을 해도 재미가 없다. 해고자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나는 항상 민주광장에서 지켜볼 것이다. 내가 없더라도 우리 가족 보살펴 주기 바란다. 미안합니다.'

'마창여성노동자회 초대 회장' 이경숙 전 도의원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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