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양산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는 게…."

이번 양산 취재에서 많은 영감을 준 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대표에게 '양산 대표 음식'을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었습니다.

"맛집이라고 찾아가는 곳은 있지만, 그런 음식이 양산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없이 맛집 추천을 부탁했습니다. 그때 들은 식당이 '울렁도 메밀국수'입니다. 통도사 근처라고 해서 마침 통도사 취재를 했을 때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통도사 주변을 몇 번이나 돌아도 눈에 잘 띄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길가에 있었는데 간판이 도드라지게 보이지 않아 취재팀이 지나쳤더군요.

바로 찾지 못해서 그렇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정갈하게 자리한 간판은 사실 '모범 간판'이었습니다. '맛있으면 알아서 찾아오지 뭐한다고 간판을 큼지막하게 달겠냐'고 하던 사장님 말씀과도 매우 어울리는 모습이었지요. 어쨌든 그렇게 모밀국수를 먹게 됐습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깔끔한 간판이 매력적입니다. /박민국 기자

'울렁도'는 울릉도 사람들 발음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사장님은 다른 좋은 이름도 고민했지만, 그냥 울릉도에서 왔으니 울릉도라고 붙이는 게 좋겠다 싶었고, 막상 그렇게 붙이고 나니 괜찮았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 설명에 공감했습니다.

남석형 기자 표정이 어울리지 않게 비장합니다. /박민국 기자

메뉴는 모밀국수 하나였습니다. 겨울에는 우동도 판다고 했지만, 주력은 역시 모밀국수였습니다. 모밀국수는 사실 복잡한 음식이 아닙니다. 면 종류 음식이 다 그렇듯 면발과 육수, 이 두 가지면 그만입니다.

'울렁도 모밀국수'는 이 두 가지를 훌륭하게 만족했는데요. '깔끔한 육수와 부드럽고 쫄깃한 면발'이라는 매우 상투적인 표현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육수에 파, 무, 고추냉이를 취향 대로 섞으면 됩니다. /박민국 기자

사장님은 가끔 큰절에 출장도 나간다고 합니다. 큰절 스님들이 여름, 겨울에 공부를 마치면 마지막 날 국수를 먹는데 그때 울렁도 모밀국수 사장님을 찾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작정 가게를 찾으면 문이 닫혀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모밀국수만큼 깔끔한 주방과 가게 실내장식도 인상적이었는데요. 만약 양산을 찾는다면 이 집만은 늘 들려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수 2개를 얹은 한 쟁반이 4000원이었는데요. 취재팀은 두 쟁반씩 먹고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장님께서 면을 조금 더 주시더군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한 쟁반에 4000원입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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